[표민혁 기자] 부산고법 제2행정부(재판장 정용달 부장판사)는 인사 불만을 이유로 상관의 관사에 찾아가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려 현행범으로 체포된 소방간부 A씨가 부산광역시장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강등’ 징계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비위행위는 상사의 인사명령에 불만을 품고 항의하기 위해 야간에 흉기인 낫을 들고 상사의 관사를 찾아가 출입문을 손괴한 것으로 이런 행위는 지방공무원인 원고가 직무에 관련해 법규를 준수하지 않고 범죄행위를 함으로써 지방공무원법의 성실의무를 위반하고, 상사의 인사명령에 불만을 품고 항의함으로 복종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원고의 비위행위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는 중대범죄이고, 인사명령에 불만을 품고 범죄를 저지른 점, 소방공무원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직무를 담당하고 있고, 이를 위해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및 위계질서가 필요한데, 원고의 비위행위는 이를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점, 강등의 징계처분은 파면이나 해임과 달리 공무원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게 하는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를 파면하거나 해임하지 않고 강등한 징계처분이 징계권을 일탈하거나 남용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작년 5월 다른 소방서로 인사발령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술에 취해 밤늦게 부산광역시 소방본부장에게 인사발령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소방본부장 관사(아파트)로 찾아가, 고함을 지르면서 낫으로 출입문을 수회 내려찍어 손괴하는 등 소란을 피웠고, 결국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이후 합의해 준 소방본부장과 처가 수사기관에 선처를 탄원해 검찰은 A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부산광역시장은 A씨의 비위행위(성실의무 위반, 복종의무 위반, 품위유지의무 위반)를 이유로 해임하는 징계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가 부산시 소청심사위원회에 징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청을 제기했고, 소청심사위원회는 작년 9월 해임에서 ‘강등’으로 징계수위를 낮춰줬으나, 이에 불복해 A씨가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다가 이번 항소심에서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