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기자]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교직원들의 장애 학생 성폭행 사건인 ‘도가니 사건’이 전국이 뜨겁게 달궈졌던 가운데 충남 천안의 특수학교에서도 장애 학생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20일 검찰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도가니 사건’이 계기가 되어 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 점검에 나선 천안지역의 교육 당국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지난달 말 학생들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학생 김모(19.지적 장애 1급)양이 교사에게 2년 간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육 당국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A교사로부터 기숙사와 직업교육실 등에서 수차례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김양의 진술을 토대로 충남지방경찰청에 신고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여경들로 구성된 천안 원스톱지원센터에서 지난 11일부터 1주일 동안 김양을 상대로 피해조사를 실시하며 조사과정을 녹화했다.

김양은 경찰의 조사에서도 교육 당국이 조사했던 내용과 일치된 진술을 유지했으며 검진 결과 성폭행 피해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흔적과 질병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김양은 A교사가 담임선생님이나 다른 선생님에게 말하면 죽인다라고 협박해 성폭행 당한 사실을 그동안 부모에게도 밝히지 않았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된 김양의 부모는 심한 충격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천안시교육청의 조사에서 이 학교에 다니는 다른 여학생도 A교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해 경찰이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한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 학교에 대한 현장 조사를 거쳐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A교사도 직접 조사할 방침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A교사는 처음 교육 당국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점검을 나왔을 때 성폭행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양이 여러 차례의 조사과정에서 일관되게 진술한 점으로 미뤄 김양의 진술에 신빙성을 갖고 있다.

현재 김양이 다니고 있는 학교는 유치부부터 고등부, 전공과 학생까지 장애인 240명 정도가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