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진 기자]국무총리실이 입법예고한 검·경 강제 수사권 조정안(대통령령)에 대해 경찰이 강력하게 반발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이완규(50) 부장검사가 검찰의 미온적인 대응을 비판하며 사표를 제출했다.

이 부장은 30일 검찰 내부전산망 ‘이프로스’에 ‘마지막 충정의 글’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대통령령의 문제점이나 조정안에서 검찰이 결코 잃어서는 안 될 것을 잃을 우려가 있으니 지도부가 직을 걸고 막아야 한다는 고언을 두 번이나 했지만 지도부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며 “위기의식이 없는 것인지, 알면서 그러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성토했다.

그는 “내사 문제 이 외에 이의제기조항, 지휘권을 제한한 개별조항 문제 등이 더 심각하다”고 주장하며 “대검은 그저 내사문제에 관한 경찰 반발에 대해 대응하는 정도일 뿐 다른 조항에 대해 아무 말이 없다”고 미지근한 검찰의 대응을 지적했다.

이어 “대검의 이런 태도가 조정안의 상당부분에 대해서 이미 대검이 총리실에 동의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이 조정안이 만들어지게 된 경위와 지휘권에 관련된 각 조문이 그렇게 망가지게 된 경위 등에 대해 대검은 검사들에게 설명을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주어진 수사지휘권은 국민이 부여한 검사의 권한”이라고 강조하며 검찰총장에게 “총리실 조정안의 지휘권 침해조항에 절대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직을 걸어라. 막지 못한다면 사표를 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무부 장관에게도 “법무부장관이 검찰에 대해 해줄 역할 중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외풍을 막아주는 것”이라며 “검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수사지휘권이 엉망이 되고 있다. 막지 못하면 사표를 내라”고 주장했다.

이완규 부장검사는 인천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연수원 22기를 나왔다. 1994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 대검 검찰연구관, 서울고검 검사,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청주지검 제천지청장, 대검 형사1과장을 거쳐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장으로 보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