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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우비 사고 남은 돈 몇 십만원이 전부, 빚 갚기 위해 배 팔고 일용직으로 생계 유지"피해주민들 “기름유출 가해자인 삼성중공업, 지역발전기금 1천억 원 내놓겠다더니 4년이 지난 지금 까지 약속 안 지켜“
조해진 기자  |  sportjhj@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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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08  15: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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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조해진 기자) 과천 정부 청사 앞에 모인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 피해주민들

2007년 12월 7일 태안해안국립공원을 비롯한 서해안이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다. 당시 삼성중공업은 기상상황을 무시하고 무모하게 크레인선이 삼성 T-5호, 삼호 T-3호 삼성크레인 부선 삼성1호를 병렬로 연결해 항해 중 좌측 예인선(삼성 T-5)의 예인줄 절단으로 크레인 부선이 밀리면서 대산항 입항 대기 중인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서해안에 원유 1만 900톤이 유출되면서 엄청난 대재앙을 몰고 왔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시간이 지나면 곧 잊혀지 듯 바다의 대재앙으로 여겨진 이날 원유 유출 사고도 어느새 우리의 뇌리 속에서 사라져갔다.

 

시간이 지나 기름 유출의 흔적들은 말끔히 치워졌지만 지역민들은 당시의 고통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은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지 꼭 4년이 되는 날이었다. 당시 피해를 본 주민들은 아직까지도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이후 특별법 제정 및 법률 개정 등이 이뤄졌지만 피해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서해안유류피해연합회(이하 연합회)에 따르면 유류피해 어민 69.4% 중 17.8%만이 피해를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청구 금액의 고작 3.3%를 지원금으로 받았을 뿐이다.

 

연합회는 가해자인 삼성이 정부의 생태계 복원사업에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피해지역에 대한 발전기금 지원 및 사회공헌활동을 해야한다며 삼성 측에 사회적·도의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삼성 측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 (사진=조해진 기자) 충남 바다 끝에 있는 외연도에서 올라온 피해주민들

이날 피해주민과 연합회 측 7,000여명이 서울 서초구 삼성 앞 본사와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사고 서해안유류피해민 삼성·대정부 총궐기대회’를 가졌다. 이 집회에서 만난 최장갑(50)씨는 “당시 사람들이 성금을 모금한 금액들이 바다에 있던 기름덩어리(타르덩어리)들을 닦고 없애기 위해 동원됐던 장갑과 우비들을 사고 남은 돈 몇 십만 원을 받은 것이 전부"라며 "그러나 이것마저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다른 보상은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인 IOPC에 주민들이 피해신청을 했지만 신청 금액의 3분의1 정도만 책정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마저도 지급받지 못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이렇게 집회를 열은 것이 3번째다. 피해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도저히 생활을 견디기 힘들어 작년에 소유하고 있던 어선 2척 중 1척을 매각해 빚을 갚았다"며 4년 전의 유류 유출 사고 이후 생활고에 시달려 온 사연을 덧붙였다.

 

최씨는 "피해주민의 업종이 광범위 하다"며 "바다에서 직접 수산물을 채취하는 어민들 외에 콘도 및 숙박 업소와 식당을 운영하는 관광업에 종사하는 주민들도 3년 동안 관광객들이 끊겨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했다.

 

충남 보령에서 올라온 김기옥(58)씨는 "유류 유출이 발생한 후 2년 정도는 바다에서 기름 덩어리가 올라와 도통 어업을 할 수가 없어 수익을 올릴 수 없었다"며 "어업을 할 수 없었던 2년 동안 막노동판에 가서 하루 일당을 받고 돈을 아껴 쓰며 간신히 생활을 이어갔다"고 호소했다.

 

또한 “어민들은 자연 정화 작용으로 생태계가 어느 정도 복구돼 어업을 다시 재개했지만 이미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빚을 지고 있는 상태다. 4년 전의 사고로 이렇게 큰 피해를 보고 있는데 정부든 삼성이든 보상을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피해 보상 신청 서류를 작성해서 보냈지만 여태 한 푼도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대천항에서 배를 타고 2시간을 가야 나오는 섬인 외연도에서 온 안상철(61)씨는 "섬까지 흘러내려온 기름이 4년이 지난 지금도 복구가 완전히 되지 않았다. 아직도 돌 틈새에는 검은색의 기름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고 속을 파내면 기름 덩어리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집회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후손들에게 깨끗한 바다를 물려주고 서해안 수산물을 국민들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집회에 참여한 피해 주민들이 공통적으로 증언한 내용은 "낙지, 바지락, 홍합, 전복 등 바다 밑 생물들과 서해로 올라오는 어종들이 4년 전에 비해 3분의 1정도로 감소해 겨우겨우 입에 풀칠을 할 정도의 수익만을 올릴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아직도 무인도는 기름때를 벗기지 않아 오염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으며 바다에 떠다니던 기름 덩어리들을 모두 건져낸 것이 아니라 유화제를 뿌려 바다 밑으로 가라앉힌 것이기 때문에 태풍이 불어 닥쳐 바닷물이 뒤집어지면 다시 기름 덩어리들이 올라온다며 유류 오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겉보기에만 해결된 것처럼 만들기 급급했던 정부를 비판했다.

   
▲ (사진=조해진 기자)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는 피켓

한편 KBS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 출연했던 탤런트 임선택씨도 피해어민궐기대회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직접 태안을 찾아가 기름을 퍼내기도 했던 임씨는 "어민들이 유류사고로 인한 피해가 큰데 해소가 되지 않고 있다"며 "생태계 파괴로 인해 수산물 양이 감소하는 것은 어민들의 생계와 직결된다. 삼성중공업의 안전조치가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라고 보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그는 ”어민들의 생활 터전을 파괴했는데도 불구하고 법이 정한대로 금액을 책정하겠다, 보험으로 해결하겠다며 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있는 횡포"라고 강조하며 "적어도 협상테이블에 나와 어민들의 애환을 듣고 보상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질타했다.

 

더불어 연합회는 "사고의 가해자 삼성중공업은 신문에 달랑 사과문과 지역 협력기금 1,000억 원을 내놓겠다고 기자회견을 했으나 기탁한다는 돈이 회사 별도 계좌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삼성의 무책임과 정부의 무관심으로 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상황도 발생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삼성 측에 피해주민들에게 진정어린 사과와 대화 협의체 구성,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및 해양생태계 복원 사업과 지역발전기금 증액을 요구했다.

 

또한 정부에게 국제기금(IOPC)이 국내 현실을 무시하고 까다로운 규정으로 피해주민들에 대한 보상을 지지부진하게 이어가는 것을 바로 잡아 줄 것을 요구하며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실시 및 특별대책위원회의 정기적 개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구제 방법 제시, 삼성그룹과의 협상 중재 등의 역할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문종문 당진군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구체적인 대책이 만들어질 때까지 집회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일주일 뒤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다시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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