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근 기자] 김제시는 14일 새만금공동발전범시민위원회 임원과 새만금코리아 김제시지부 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만금지역의 해상경계선의 본질과 한시적 관리방안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경상대 법과대학 강기홍 교수는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헌법재판소가 지금까지 판결한 사례를 살펴보면 그 결과가 오히려 기형적인 형태일 뿐만 아니라, 새로 생성된 토지와 그 주변의 사회적·문화적·경제적·지형적 특성에 대한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있어, 헌법 제119조의 균형 있는 국민경제 성장 이념과도 조화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현재 정부에서는 ‘한시적 관리방안’이라는 새만금지역 관리방식을 입법화하려 하는데, 이는 행정편의적인 사무처리를 위한 일종의 특례로서 그 파장이 오히려 현재의 3개 시·군간 갈등 못지않게 커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매립지 위에 건축물과 공공시설들이 어느 정도 제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더욱 매립지 경계획정이 어렵게 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따라서, 새만금지역은 각 지자체에 일정비율을 할당 후 인구·면적·재정·해상경계면의 비율 등을 추가적으로 고려해 형평에 맞는 분할이 우선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김광수 교수의 사회로, 최용규 서울신문 논설위원, 이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성규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열띤 토론이 있었다.

최용규 논설위원은 새만금 삼국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3개 시·군의 분쟁을 격화시킨데 에는 무엇보다 정부가 매립지 경계획정의 보편타당한 기준 마련을 소홀히 하고 있는 책임이 크다고 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한시적 관리방안 카드를 이용할 경우에는 기존 3, 4호 방조제 관할권은 회수되는 게 논리적으로 당연하다고 보았다.

이현수 교수는 2009년 지방자치법이 개정되어 매립지 관할결정 규정이 마련된 만큼 행정안전부 장관이 해상경계선이라는 과거지향적인 기준에만 의지한다면 이는 지방자치법이 부여한 재량의 불행사로서 위법임을 강조했고 합리적인 기준 마련에는 매립 완료 이후 토지이용계획에 따른 인구유입 등의 요소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했다.

조성규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의 구역결정을 법적 구속력이 없는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한다면 헌법상 보장된 지방자치의 본질적 요소를 침해한다고 하였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나 자치권에 미치는 영향력, 주민의 복리에 대한 결과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바다와 육지에 대하여 동일한 관할획정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사회통념에도 어긋남을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헌법재판소에서 불가피하게 해상경계선을 인용한 선례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2009. 4. 1 지방자치법이 개정된 만큼 합리적인 기준이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에 참여자 모두가 공감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시적 관리방안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분쟁의 시간적 연장에 불과하며, 행정구역 결정을 유예함으로 관련 지자체와 주민들의 법적 지위가 오히려 취약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