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TSA) 위는 전신검색기, 아래는 전신스캐너의 영상 모습

[조해진 기자]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의 전신검색이 여성 승객에 치우쳐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국토해양위 조원진 한나라당 의원이 국토해양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김포공항에서 전신검색기 검색을 받은 승객은 남성 205명, 여성 1,963명으로 여성이 무려 10배가량 많다. 제주공항도 총 검색인원 1,525명 가운데 여성이 952명으로 남성(573명)보다 379명 많았다.

반면 인천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인천공항은 1만 4,099명의 피검색자 가운데 남성이 9,832명, 여성이 4,232명으로 오히려 남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와 제주 공항 측은 전신검색을 받은 승객 중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에 대해 이들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일본과 중국의 여성 단체관광객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주로 여성들이 배나 가슴을 압박하는 속옷을 입기 때문에 1차 문형금속탐지 검색에 걸려 2차인 전신검색을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특정 부위는 뿌옇게 처리하고 동성이 검색하는 등과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한국공항공사 소속인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의 전신검색에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모호한 규정 탓이라며 "테러 방지를 위해 도입된 전신검색기에 일반 여성 승객이 대거 검색 대상이 됐다는 것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국내외 국가와 보안기관 등에서 사전 통보받은 사람 등 3가지로 규정이 정해져 있지만, '한국공항공사 자체보안계획'에는 주관적 판단이 작용할 수 있는 '기타 사유' 등이 전신검색 사유에 포함돼 있다.

전신검색기는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인천 공항에 3대, 김포, 김해, 제주공항에 각각 1대씩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가슴과 성기 등 신체 주요 부위를 들여다볼 수 있어 보안을 빙자한 전신검색의 악용 또는 남용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성범죄자 3명이 김해공항에서 검색요원으로 일하다 적발되는 소동도 있었다.

한편 영국 최대 공항인 런던 히스로 공항은 인권 침해 논란을 줄이기 위해 이달 초 사생활 보호에 효율적인 전신스캐너를 도입했다. 전신스캐너는 승객의 신체 윤곽을 그대로 그러내는 X선 전신검색기와 달리 밀리미터웨이브를 승객의 몸에 쏘아 반사된 영상을 만화 속 인물처럼 이미지화 시켜 보여준다. 그러나 맨체스터 공항 측은 전신스캐너가 젖은 옷은 뚫지 못하는 등 기술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며 전신스캐너의 도입을 유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