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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가나인사아트센터 內), [영원한 봄의 땅 Ⅱ - 슬릿(Slit)]展 여은희 개인전 개최
유재성 기자  |  kns11@jbk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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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5  11: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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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전북 = 유재성 기자]
전라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 서울관에서는 201827일부터 2 12일까지여은희 개인전이 개최된다.
 
작가는 전주대학교 산업미술학과 및 원광대학교 대학원 섬유미술전공 졸업, 전남대학교대학원 미술이론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4번째 개인전이며 [크로키를 응용한 타피스트리전](1998, 익산), [주머니 속의 별들](2011, 서울), [둥글게 둥글게](2012, 서울) 등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 초대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는 1991년 대학 2학년 때 타피스트리(tapestry, 직조)를 처음 접한 후, 그림을 물감이 아닌 실을 엮어서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매혹된다.
 
그 후실로 그리는 회화의 세계에 빠져 타피스트리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초기작품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을 주제로 작업하였고, 그 뒤 전통문양과 색채를 재해석하여 표현하였다. 현재는 예술가의 역할을 생각하며 시대의 모순과 부조리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 환경, 자본주의, 인권 등을 주제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작품 '영원한 봄의 땅- 슬릿slit'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주제로 표현하였다. 자본주의의 구조가 파생시킨 자연과 인간의 황폐화되는 문제를 시각화한다.
 
슬릿slit은 자본주의 사회 모순의 알레고리(allegory, 우의)이다. Slit은 틈, 구멍, 상처, 찢다, 베이다 등의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슬릿이라는 원음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파괴되는 상실의 이미지를 효과적이고 우의적으로 나타내고자 하였다.
 
작품 속 색은 제한하여 사용하였으며, 건조한 갈증의 노랑, 깊은 심연의 감성을 울리는 보라, 고요하고 냉철한 회색은 상실과 상처를 극대화하는 색인 동시에 관람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색이라고 볼 수 있다. 물감이 번지고 섞이는 색채 이미지는 슬릿의 분리 이미지와 함께 대조를 이루는 동시에 조화를 형성한다.
 
작가는 갈라져 터지거나 찢어지고 베인 이미지에서 시대의 봉합되지 않은 상처와 인간의 상실감을 본다. 그것은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고뇌이다. 우리는 사막화되고 있는 대지와 같이 바짝 말라 터진 상처투성이의 시대를 살고 있다. 모든 것을 상품가치로 환산하고 자본축적을 치달으며 무엇을 위한 것인지,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가슴 속 고향의 봄 정경은 까만 나무에 분홍빛 복사꽃이 별처럼 총총히 박혀있고, 하얀 배꽃 무더기가 흐드러져 환상의 세계를 만드는 곳이었다. 그곳은 지금 사라지고 없다. 아름다운 삶의 현장이었던 과수원과 붓질을 한 듯 구불구불한 밭과 논에는 혁신도시가 들어섰다.
 
맑은 지하수는 고갈되거나 오염되었다. 무자비한 산업자본의 허울 위에 신자유주의라는 새로운 소외와 착취가 기다리는 곳이 되었다. 선주민들은 모두 어떻게 됐을까?
 
이번 전시를 통해 사람이 소유한 물질이 아닌 인성을, 자본이 아닌 자연을 깊고 넓게 향유할 수 있는 삶에 눈을 돌리고 고민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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