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A양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동영상 캡쳐)

[조해진 기자]지난 3일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한 채로 발견된 여고생 A양(17)의 자살사건에 대한 글과 A양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엘리베이터 CCTV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동영상에는 책을 들고 가방을 맨 채로 엘리베이터에서 초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A양이 4층에서 멈춘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않고 결심한 듯 14층으로 올라가고 있는 장면이 담겨있다. 해당 동영상은 각종 게시판에 퍼지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또한 A양의 사촌오빠라고 밝힌 B(24)씨가 네이트 판에 ‘대전D여고 자살사건에 대해 아시나요’라는 제목으로 게시한 글에는 “사촌동생 뿐만 아니라 남으신 외삼촌과 외숙모를 보면 정말 마음이 아파 이렇게 글을 씁니다”라며 사건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B씨는 글을 통해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 중 한 명과 다툼이 있은 뒤 9월쯤부터 무리에서 왕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가 부모님, 친인척, 친한 다른 친구들에게는 이야기 하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담임 선생님을 찾아갔다”고 밝히고 “하지만 선생님은 ‘이건 친구들끼리 문제니까... 내가 개입할 일이 아닌 것 같아... 너희끼리 해결하는게 맞는 것 같아’라는 대답을 했다”며 A양의 도움 요청을 무관심하게 넘어간 담임 선생님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날 사촌동생은 왕따를 시킨 한 아이가 데려온 소위 ‘일진’무리에게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당했다”고 밝히고 “9교시 끝나기 20분 전 선생님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싸움이 났지만 수업 담당 선생님이 그냥 나갔다. 이후 또 다시 무차별 공격을 받기 시작한 것 같다”며 정황을 설명했다.

이어 사촌동생이 왕따를 시킨 무리의 아이들과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에 “너 죽어”, “니까짓게 죽을 수 있기나 하니”라는 폭언이 담겨져 있었다고 B씨는 전했다.

더욱이 A양이 발견된 3일은 A양의 생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B씨는 “사건이 있은지 2~3주가 지났지만 소리소문없이 잊혀지고 가해학생들은 학교를 잘 다니고 있다고 한다”며 사건을 쉬쉬하고 있는 학교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해당학교의 홈페이지 게시판과 B씨의 게시글에 “말로 사람을 죽이다니 살인이나 마찬가지”, “가해학생들은 꼭 처벌받아야 한다”, “학교는 고작 평판이 떨어질까봐 무서운 거냐?”, “도움 요청에 무관심했던 선생님이 문제다”, “누군지 신상을 밝혀라”, “가해학생들이 반성은 안하고 다시 학교를 다니고 있다니... 봉사활동 같은 처벌은 안된다”라며 댓글을 다는 등 A양의 명복을 빌며 왕따를 한 학생들과 무관심했던 선생님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한편 지난 10월 27일에는 서울시 양천구의 한 여고에서도 2학년 학생이 선생님의 차별과 무관심으로 인해 학교에서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었으나 다행히도 목숨은 건졌다. 그러나 이 학교 측 역시 사건을 쉬쉬하며 덮으려고 하는 등 무책임한 행동을 보여 많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