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하얀 눈이 쌓인 산간지방도 있지만,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절기상의 우수(雨水)가 지나갔다. 우수(雨水)는 24절기 중의 하나로 눈이 비가 되어 내리고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된다는 뜻으로 날씨가 많이 풀려 봄기운이 돌고 초목이 싹트는 시기이다. 이미 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 혹독했다. 어느해 보다 추웠던 날씨 탓도 있지만 제천과 밀양에서 벌어진 화재 참사는 더욱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우리 장수군도 추운 날씨 탓에 크고 작은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추운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불을 지핀 아궁이와 화목보일러에서 발화된 화재라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한다.
장수군은 올해부터 안전취약계층 1,500가구에 소화기와 화재감지기를 무료로 설치해주는 사업을 시작한다. 또한, 작동법이 익숙치 않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소화기 작동요령을 홍보하여 화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며 생활민원 전담팀을 가동하여 화목보일러 일제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옛 선조들이 우수가 되면 농사일을 준비하듯 정부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국가안전 대진단’을 실시한다. 겨우내 얼어있던 시설물에 대하여 해빙기를 맞이하여 일제 점검하고 절개지, 급경사지 등 재난위험요소에 대한 예찰활동을 하며, 영화관, 공연장 등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정밀진단을 실시하여 재난 위험요소를 제거한다.
올해 ‘국가안전대진단’은 군민의 참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국가신문고 앱을 통하여 생활속의 재난요인을 신고하여 지역사회의 안전을 더욱 굳건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를 회상해보면 농사준비는 논두렁을 태우는 일부터 시작했다. 논두렁에 숨어있는 병해충들을 없애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아무리 정성들여 농작물을 키워도 병해충이 갉아 먹는 다면 말짱 헛일 일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어떠한 사회도 재난 위험요소들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한 번의 재난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참사가 될 것이 자명하다.
한해 농사를 시작하는 농부의 마음으로 3월 30일까지 추진되는 ‘국가안전대진단’에 임하여 우리사회를 위협하는 재난·재해 위험요소를 싸그리 박멸하길 기원한다.
/장수군 안전재난과장 장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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