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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축말(舍本逐末)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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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3  11: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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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戊戌年) 새 해가 밝았다 싶더니 벌써 석 달이 훌쩍 지나갔다. 한가롭던 들녘에 농사꾼이 모이기 시작하니 바야흐로 봄인가 싶다.
 
중국 역사책 한서(漢書)에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이 있다. 농사는 천하의 큰 근본이라는 뜻으로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한나라 문제(文帝)는 농업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궐 안에 밭을 만들고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이렇게 선포하였다.
 
농사는 천하의 큰 근본으로 백성이 의지하여 살아가는 것이다. 백성이 근본에 힘쓰지 않고 말단을 일삼으면 생계를 꾸릴 수 없다. 짐은 이를 걱정하여 직접 신하들을 데리고 농사를 지으면서 권장하노라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사본축말(舍本逐末)이다. 근본을 버리고 말단을 쫓는다는 뜻으로 여기서 근본은 농업을, 말단은 상업을 의미한다. 농업을 도외시하고 상업에 몰두하는 행위를 비난하는 말로 근본적인 문제를 도외시한 채 지엽적 문제에 집착하는 본말전도의 태도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고사성어의 유래와는 반대로 언제부터인가 우리네는 근본을 잊고 말단을 좇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땅을 살아가는 고귀한 삶의 방식으로 여겨지던 농업이 등한시 되고 농업인구는 해마다 큰 폭으로 감소한다. 고령화된 농민들은 해가 갈수록 농사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장수군에는 봄비가 촉촉하게 내렸다. 농사일을 재촉하는 봄비에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농가들이 있다. 바로 습답불량농지를 경작하는 농가들이다.
 
장수군에서는 2015년부터 배수개선이 필요한 답면적을 조사하여 습답불량농지 291ha(전체 면적대비 7.3%)에 대하여 습답불량농지 개선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3개년 동안 31억원을 투자하여 653필지에 대한 배수개선사업이 완료되었으며 2018년에도 15억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293필지에 혜택이 돌아갔다.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논 작물 생산에 있어 기계화 영농은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배수불량 농지를 가진 농가들은 영농장비 활용이 어렵고 작물 생육에도 지장이 있어 논 작물 재배에 애를 먹던 처지였다. 가뜩이나 일손 부족으로 농업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농가에 습답불량농지개선사업은 단비 같은 소식일 터다.
 
농업을 근본으로 여기고 상업을 말단으로 여기던 중국 한나라 시대의 이야기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현실성 없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근본을 묵묵히 따르며 오늘도 땅을 일구는 우리농민들에게 이러한 지원 사업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우리 모두 사본축말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장수군 건설경제과장 김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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