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진 기자]12월 17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자 지난 23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인근 게시판에 ‘김정일 추모 분향소’를 설치하자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어 서울대생들의 의견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 협력 강화를 위해 26일 낮 12시 학생회관 1층에 학내 분향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이 대자보에는 대자보를 붙인 이의 이름이 적혀있지 않았으나 민주노동당에 입당한 4학년 여학생이라는 주장이 오르내리고 있다.

대자보 게재 사실이 알려진 뒤 서울대 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 라이프’에는 수백 건의 의견들이 올라오며 ‘김정일 분향소’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게시판에는 “표현의 자유”라는 의견과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잊었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기리는 자리에 독재자를 기리는 것이 말이 되나”라는 등 비난하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서울대 측은 허가없이 김정일 분향소 시설물이 세워질 경우 학칙에 따라 철거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학내 혼란을 우려해 학생처가 긴급회의를 여는 등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에 ‘김정일 추모 분향소’를 세우자는 대자보가 붙었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역사를 도대체 어디서 배웠길래”, “북한 사람들이 울고 있는 것도 이해가지 않는데 더구나 우리나라에 분향소를 세운다니...”, “난 진보성향이지만 저런 행동은 아무래도 납득이 안된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