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역동하는 봄을 지나 여름의 문턱에 다가설 무렵, 필봉마을은 한 민족의 고유한 세시풍속 중 하나인 단오를 맞이해 좌도농악의 본 고장에서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주최/주관하는 제37회 임실필봉농악 정기 공연이 오는 6월 16일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에서 개최된다.
필봉마을은 400여년 세월의 역사와 함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로 지정된 필봉농악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이번 필봉마을에서 펼쳐지는 ‘단오야, 필봉가자!’는 인류무형문화유산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 임실필봉농악 정기발표공연인 ‘필봉정월대보름굿’을 대신해 어렵게 준비된 공연이기에 감회가 남다르다. 올 겨울 전국으로 확산되는 조류독감으로 인해 ‘필봉정월대보름굿’이 불가피하게 연기되면서 기다리던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애태웠기 때문이다.
필봉마을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단오굿은 임실필봉농악 ‘기굿’을 시작으로 당산굿, 샘굿, 마당밟이, 판굿에 이어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묵은 액을 털어내고 흥과 신명으로 푸진굿·푸진삶의 주인이 되는 대동합굿으로 마무리 된다.
가가호호(家家戶戶)를 방문해 가정내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당밟이굿, 좌도굿의 백미 영산굿과 허튼 굿마당 재능기굿, 설장고, 잡색놀음 같은 고도의 기량을 맛 볼 수 있는 푸진 굿마당이 신명나게 펼쳐질 예정이다.
부대행사로는 단오날 즐겼던 세시놀이와 함께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온 가족, 누구나가 함께 즐기고 만끽할 수 있도록 보유자를 비롯한 보존회 단원들, 필봉마을 주민과, 임실지역민, 필봉농악동호회, 필봉자원봉사단이 중심이 되어 단오굿을 정성껏 준비해 오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필봉농악보존회장을 맡고 있는 양진성(보유자)은 “임실필봉농악의 발표공연을 통해 풍물이 공동체 사회 속에서 가지는 생활문화와의 연관성과 마을공동체를 결속시키는 기능, 두레조직의 구심점이자 한 문화 공동체로서 삶의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삶의 문화와 본질적 가치를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필봉농악에 내재되어 있는 협화의 정신, 집단적 신명의 판을 완성하고 조율하는 과정 속에서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은 풍물의 시작이요 축제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며 말했다.
한편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 임실 필봉농악은 약 300여년의 역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오랜 세월동안 전승되어오는 농경공동체사회의 전통 민속예능에서 비롯된 무형의 문화유산이다. 필봉농악보존회에 의해 활발한 전승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의 중요 무형유산이자, 이제는 세계 인류 무형문화유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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