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진 기자]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위장탈북 사실이 드러난 30대 탈북자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A씨가 지난 12일 자신의 위장 탈북 사실을 자백한 후 13일 경기도 시흥의 중앙합동신문센터내 숙소 샤워실에서 운동복 끈으로 목을 맨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A씨는 발견 즉시 응급 조치 후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북한 공작조로부터 “탈북자 지원 국내 선교단체 위치 및 선교사 신원 파악, 보고 후 잠복하라”는 지령을 받았고 “잡히면 장렬히 자폭하라”는 지령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소식통은 A씨의 사망 원인을 “가족을 볼모로 협박을 받았던 A씨가 위장 탈북을 자백한 후 심적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직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검·경찰은 사건 당일 숙소 현장검증을 실시하고 1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체 부검을 요청했다. 그 결과 외력에 의한 손상이 전혀 없고 목 부위 상흔 등으로 보아 자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합동신문센터는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탈북자들이 국정원과 경찰, 군 등 관계부처로 구성된 합동신문팀으로부터 최장 6개월간 탈북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받는 곳이다. 합동신문을 받던 탈북자가 자살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국정원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북측으로부터 지령을 받아 위장 탈북했다고 자백한 탈북자의 신병 관리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