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기자]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직접 문책해 논란이 되고 있는 119소방관 2명과의 전화통화 내용이 인터넷 상에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9일 낮 12시 30분쯤 남양주소방서 119 상황실에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도지사 김문수다”라고 신분만 밝히고 용건을 얘기하지 않자 전화를 받은 소방관이 용건을 물었다. 김 지사는 자신의 신분만을 번복해서 밝힐 뿐 다른 언급이 없었다.

이에 소방관은 다시 용건을 물었지만 김 지사는 “119 남양주 소방서 맞아요?”라고 물으며 전화 받은 소방관의 이름을 물었다. 소방관은 “무슨 일 때문이 전화한거냐”라며 거듭 용건을 물었지만 김 지사는 “내가 도지사다. 이름이 누구냐”, “도지사가 누구냐고 이름을 묻는데 대답을 안해?”라고 말하는 등 언성을 높였다. 소방관은 “긴급전화이니 다른 용건이라면 일반 전화로 해야한다”고 설명했으나 김 지사는 재차 소방관의 이름을 물었고 전화는 끊어졌다.

이후 다시 119 상황실에 전화를 건 김 지사는 다른 소방관이 전화를 받자 “도지사 김문수입니다”라고 밝히고 전화받은 소방관의 이름을 물었다. 이어 “아까 전화받은 사람 관등성명을 말해보라”고 되묻더니 먼저 전화를 끊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김 지사로부터 이 전화통화 내용을 전달받고 지난 23일 해당 상황실 근무자 2명을 포천과 가평소방서로 각각 징계성 전보 조치를 내렸다. 이 조치에 대해 과잉대응이라는 논란이 일자 소방재난본부는 28일 “도지사의 목소리를 못 알아봐서 문책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네티즌들은 “전화로 고생한다고 덕담은 못해줄망정...”, “긴급전화로 전화해놓고 대접받으려 했나”, “도지사는 실수를 인정하고 불합리한 인사조치를 철회하라”, “119 신고시 문제점들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지적하는 방법이 잘못됐다”, “소방관은 대응 잘 했다. 긴급 상황실에서 일반인 생각에 대답해 줄 시간이 어딨나”, “매뉴얼대로 한 것 맞구만” 등의 의견을 올리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