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진 기자]피라미드형 학교 폭력조직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피의자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이를 기각하고 보완수사를 지시해 경찰과 검찰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11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10대 청소년을 협박해 수천만 원에 이르는 금품을 상납받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공갈)로 전직 유도사범 이모(2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학교 후배인 김모(19ㆍ구속)군 등을 폭력으로 제압하고 2년여 동안 강남 일대 중ㆍ고교 수십 곳에서 무려 학생 700여 명의 금품을 갈취하도록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들로부터 수천만 원을 가로채면서 ‘상납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경찰은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검찰은 이를 기각하고 범행사실을 구체화할 필요성을 들며 보완수사 지휘를 내렸다. 경찰은 검찰의 영장 기각 사실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며 검찰 역시 또 다른 범행 가담자가 진술을 번복했고 연결고리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구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경찰이 반발하자 검찰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등을 계기로 학교 폭력을 자행한 청소년들이 구속되는 등 처벌수위가 높아진 상황인 것을 감안할 때 검찰이 이번 영장 청구를 기각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검찰의 태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