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민 기자]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가 주요 경제단체들과 만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했다.

14일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 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민관일자리창출협의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2월과 9월에 이어 3회째를 맞는 이번 협의회에서 이채필 장관은 경영계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정부에서 추진 중인 일자리 현안 과제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일자리 관련 주요 현안을 살펴보면 근로시간면제제도 및 복수노조 뿌리내리기, 장시간 근로 개선, 청년 내 일 만들기, 일자리창출 우수기업 지원 확대 등이다.

이와 관련해 이 장관은 먼저 지난해 노사분규가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낮은 65건이 발생한 것과 근로손실일수도 OECD 평균보다 낮아지는 등 노사관계가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복수노조와 근로시간면제제도는 오랜 논의와 노사정합의를 거쳐 마련된 제도인 만큼 과거의 불합리한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영계에서도 적극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소수의 근로자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하는 ‘과로공화국’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는 상황을 직시해야 하며 사회적으로 고용의 총량을 늘리면서 근로자 개개인의 고용의 질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할 기회를 늘리고 고용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 중인 ‘장시간 근로 개선’과 관련해 경영계의 능동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또한 “그런 점에서 장시간 근로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고 이것이 정착되면 근로자, 기업, 국민 모두에게 유익한 일석오조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역설하며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는 방안’과 ‘근로시간 특례업종을 축소하는 방안’은 이러한 맥락에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경제단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철강 업종의 경우 이미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 사례가 있고 선진국의 경우에도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극복한 바가 있다”며 “현재의 생산량을 달성하면 근로시간이 준다고 해서 굳이 임금을 깎을 이유가 없으며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댄다면 우리 노동시장 구조와 근로자의 삶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장관은 “변화에 대한 적응이 힘들지만 그 변화를 외면할 수는 없다”며 “경영계에 대한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할 경제단체에서도 찬반 논란이 아닌 장시간 근로 개선의 해법 찾기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청년실업문제와 관련해서는 “청년들이 체감하는 고용사정이 여전히 어렵지만 이럴 때 일수록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기회로 활용해 채용 및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를 늘려 달라”며 “학력이나 스펙이 아닌 능력이나 실력에 따라 일할 수 있는 ‘열린 고용’ 사회 구현에 지속적인 참여와 노력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지난 해 많은 기업들이 고졸채용에 적극 동참해준 덕분에 ‘열린 고용’ 사회 구현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하며 “능력 있는 고졸 인력 채용 확대와 능력․성과 중심의 채용․인사관행 확산을 지속 추진해 올해는 ‘열린 고용의 훈풍’이 더 멀리 더 강하게 퍼져나가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하기도 햇다.

이를 위해 “정부도 계약학과 훈련 시 사업주 부담금 지원, 핵심직무능력 평가기법 개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히고 “기업이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 때 더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일 수 있음을 감안하여 일자리창출에 더욱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서는 현재 정부가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에 제공하고 있는 경영자금 지원 등 재정적 지원과 세무조사 유예 등 행정적 지원에 대해 안내하고 앞으로도 조세·금융･산업･조달 등 각종 우대 지원제도를 적극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회의 결과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이 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일할 기회’를 늘리고 ‘고용의 질’을 개선해 더 많은 국민들이 일자리의 온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매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