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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현장실습생 의식불명 그후...현장실습, 본래 취지 상실 '개혁 vs 폐지' 논란
조해진 기자  |  sportjhj@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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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16  13: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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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기자]지난 2011년 12월 17일 기아자동차 광주 공장에서 현장실습생 김모군이 뇌출혈로 쓰러졌다. 사고로부터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사경을 헤매고 있는 김군의 사례가 하나의 기폭제가 되어 각 언론사에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이후 고등학생 현장실습생들의 살인적인 노동 현실에 대한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전국교직원노동조합·노동건강연대·노동환경건강연구소·청소년인권네트워크·청년유니온 단체는 교육과학기술부와 고용노동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14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130호에서 ‘무권리상태의 산업체 현장실습,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토론회를 열고 현장실습생들의 현실을 파악하고 대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지정토론이 있기 전에 산업의학전문의이며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속의 임상혁 소장이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학교와 학생들의 설문조사를 토대로 현장 실습생들의 위치에 대해 발표했다.

임 소장은 “근로자도 학생도 아닌 현장 실습생들의 위치가 같은 자녀를 둔 부모로써 분노하게 한다”며 “설문 조사 결과 학생 실습 전 기본적인 노동법 교육은 응답자의 50% 내외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고, 학생인만큼 학교에 출석해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교육이나 실습에 대한 상담을 하는 경우는 50%내외뿐이었다”고 탄식했다.

그는 자신들의 권리를 정확히 교육받지 못하고 현장으로 내몰리면서 학생으로써 받아야 하는 교육조차도 소홀한 현실을 지적하고 “실습학생들의 노동 조건도 매우 열악했다. 정부의 정책을 지키지 않고 법을 위반하는 산업체가 대다수였으며 표준협약서를 제대로 체결한 경우도 40%밖에 되지 않았다”며 산업체의 비양심적인 행동들을 꼬집었다.

임 소장의 설문 조사 자료에 의하면 학생들의 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9.2시간이었으며 제대로된 휴식시간과 공간, 안전장비 등을 지급받지 못한 채로 일을 하고 있는 현장실습생들과 야간 노동시간 및 주말과 휴일까지 최대 100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노동을 해온 몇몇 실습생들도 있었다.

그는 “실습생등은 현장실습이 교육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실습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산업체를 방문하는 교사들은 30%도 되지 않았다. 학생이 학교에 출석도 하지 않고 교사도 산업체에 방문하지 않는 경우도 25%나 된다”며 “어떤 학생은 학생의 안위보다 학교의 이미지를 먼저 생각하는 선생님의 말을 잊을 수 없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러나 현장실습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 학생들 조차도 “현장실습에 문제가 많아도 경제력을 고려하면 유지 되야한다”, “현장실습에서 학생들이 정당한 대우와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학교에서 관리 및 보호가 되야한다”고 답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하나의 안타까운 실태는 작업 중 사고를 경험한 학생들 중에서 산재보험으로 치료받은 실습생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임 소장은 “모든 제도가 하나도 지켜지지 않는다. 학생인 아이들이 실습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오는가. 열등감, 소외감을 배우고 있다. 교사는 학생을 방치하고 있고 기업은 이윤추구에만 몰두하고 있다. 국가가 사지로 아이들을 몰아넣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현장실습생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해당 학교의 징계 및 교과부의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일벌백계로 다스리고 강력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바뀌지 않는다면 폐지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교조실업교육위원회 하인호 부위원장은 “학생의 특성에 맞는 현장실습운영계획 없이 학교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교육권을 침해받고 있는 것”이라며 성과위주의 현장실습 업체 선정으로 인해 교육과정의 일환이 아닌 경제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는 현장실습의 실상을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어린 학생들의 장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기에 취업을 전제로 하는 현장실습을 당당히 권유하고 있는지 묻고싶다”며 “학생들의 삶을 담보로 작전하듯이 매월 취업률 향상 추진 상황만 점검하고 목표 취업률에 미달하는 학교는 통폐합이나 일반고로 전환한다며 협박하는 정부, 시도교육청, 학교와 교사, 시민사회, 정치집단 등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현장실습생 문제 해결은 근본적인 질문에서 찾아야 한다”며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보호 의무와 현장실습을 하는 학생들이 아직 배움을 해야하는 ‘학생’이라는 사실에서 해결책을 구해야한다”고 밝혔다.

하 부위원장은 노·사·정합의체를 구성해 합의를 도출하기 전까지 우선적 해결방안으로 현장실습생도 노동권 보호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미국의 ‘미성년자 노동법’과 같은 법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과, 학교는 물론 회사에서도 노동법 교육 및 성희롱 예방 교육, 안전보건교육 등 노동인권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현장실습은 ‘견학’ 위주의 체험학습 프로그램 형태로만 운영하고 산업체 현장경험은 파견 대상과 시기를 엄격히 적용해야하며 현장실습운영을 학교차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노동청, 상공회의소, 중소기업청, 노동조합 등 관련 단체들의 협조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는 “본래의 취지를 상실했고, 원래 취지에 맞게 개혁하는 일도 불가능하다면 현장실습은 폐지되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발제에 이어 지정 토론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실업교육위원회 이성주 정책국장은 “현장실습의 문제점은 오랜시간동안 있어왔으나 해결된 것이 한 가지도 없다”며 “아이들은 저임금을 받으며 대체 인력으로 쓰이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는 학교가 체계적인 정보제공이 미흡하고 아웃소싱 기업에 위탁을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기응변식으로만 해결하면 또 다시 문제가 불거지게 된다”며 “인문계의 경우는 ‘법과 사회’와 같은 과목을 통해 기본권, 안전과 보건에 관한 권리 등을 배운다. 전문계고 학생들 역시 노동인권교육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본래의 취지를 상실하고 개혁도 불가능하다면 현장실습 폐지가 마땅하나 공고한 산학관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현장실습을 내실화를 먼저 고려해야한다”며 “공고한 산학관협력인프라를 구축하고 현장실습 정상화를 위한 사회적인 합의 도출이 절실하다. 교육과 실습이 병행되고 사회책임을 지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금속노조의 문길주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뇌출혈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김군의 사건의 경우 광주공장은 수 차례 거짓말을 늘어놓았으며 심지어 양재동 본사의 임원이 언론사를 찾아갔다. 이 때문에 언론이 뒤늦게 사건을 보도하게 됐다”며 “김군의 사건 이외에도 2005년 엘리베이터 수리공사를 하다 사망한 실습생, 2007년에는 LG정유에서 실습생이 추락사망한 사고 등이 있었다. 이 사고들 모두 지역신문에만 짤막히 보도된 후 더 이상 문제화되지 못했다”며 덮어지는 안타까운 사고들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1999년부터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왔으나 해결된 것이 없다. 실습이 끝난 후에 정규직으로 인정도 되지 않을뿐더러 실습생 아이들의 고충을 듣는 간담회와 같은 절차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1차적 책임은 해당 회사외 교과부, 노동부, 금속노조에게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정부에게 근로기준법을 정하라고 수 차례 권고했으나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다시 요구사항을 말했다. 문 실장은 “실습생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야간노동금지, 위험작업 부서 금지, 노동인권교육 의무화, 정기적인 간담회를 실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원안은 근로기준법을 만드는 것이지만 실습기간 동안의 최소한의 보호를 위해서는 급히 특례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의 특별근로감독과 같은 경우는 오히려 기업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년유니온 단체의 김민수 노동상담실장은 “본인 역시 실습생이었다”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곳에서 아르바이트 형식의 실습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4명 중 1명꼴로 전공과 무관한, 포털 사이트를 검색만하면 바로 투입될 수 있는 곳에 현장실습을 나간다는 것이다.

그는 “교과부는 실습생은 근로자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노동부 역시 마찬가지 논리를 피며 책임을 피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교육의 의미를 상실한 현장실습이 무분별하게 진행되는 것은 ‘실업계 출신은 졸업 후 취직해야 한다’라는 비현실적인 판타지에 군대식 행정이 더해진 것”이라고 일침했다.

이어 “고졸 임금근로자와 대졸 임금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 격차가 113만 2,000원이라는 분석 결과가 있다”며 불평등한 실상을 토로했다. 또 “실업게 출신 학생들의 대다수가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것은 대단히 합리적인 판단”이라며 “고졸 노동자의 삶이 가치 있는 선택이 아닌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재 구조는 과거 실수와 문제가 누적된 ‘낡은 후회’다”라고 만성적인 직무유기를 반복하고 있는 행정당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의 김환식 직업교육지원과장은 “현장실습을 잘 하는 학교와 못 하는 학교 간의 격차가 크다”며 “대한상공회의소와 협력해 그동안 역할을 하지 못했던 가직업 교육 쪽에 공식적인 책임을 가지고 다양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목표는 ‘실습답게, 취업은 취업답게’다”라며 “근로기준법 등 시스템을 만들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알아보기 쉬운 현장실습에 대한 매뉴얼과 산학 안전 매뉴얼을 제작할 계획으로 이를 위해 7억 이상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많은 기업체 방문을 했더니 기업 문화에서도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과 공동 노력을 통해 질 좋은 일자리에서 실습을 하고 취업할 수 있도록, 고졸 학력자들도 사회 생활이 어렵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최영범 행정사무관은 “토론자들이 대안으로 제시한 부분과 고용부의 의견은 큰 차이가 없다”며 “그러나 산업에 맞는 인재를 위해서는 현장실습 폐지보다 학생도 보호하고 산업체도 발전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은 근로자가 아니다. 때문에 기업 실태조사를 통해 사실상 근로자로 일을 하고 있다면 근로기준법상 위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고 “학교-기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담 인력을 배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프로그램을 만들겠다. 교과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정토론 이외의 질문에서 한 실업계 교사가 “정부의 무리한 요구가 숨이 막힌다. 교과부가 취업률을 60%로 정하면 시도교육청은 70%로, 학교 교장은 각 선생님들에게 80%를 요구한다”며 “이런 부담 때문에 기계과 관련 아이들이 레스토랑과 같은 곳에서 일을 하는 것도 적극 추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떤 교장이, 교사가 정부의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나”고 비판섞인 지적을 했다.

이에 교과부는 “취업지원관을 다수 배치해 좋은 일자리 발굴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 금속노조의 임원이 “30년이 지났는데도 불구 환경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하며 “노동부가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한다. 학생도 보호하고 기업도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노동부는 “정책적으로 결론이 난 것은 없지만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지원하고 현장실습을 넘어서 근로자성 일을 한다면 위법조치를 취하겠다. 현장실습은 기업과 인재가 만나는 것이므로 기업체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관계부처와 철저한 상의를 하겠다”고 답했다.

또 다른 취업 담당 교사는 “실습생만의 노동문제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전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산업체에 대한 처벌이 약해지고 있는데 교과부와는 다른 시선으로 접근해 감독을 해야하는 데도 불구 손을 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교과부에게는 “학생은 돈이 아니다. 정책에 따라 실습에 나가면 교육이 오히려 부실해진다”고 지적하며 “진로성숙도가 완전히 자리 잡기에는 힘든 아니임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회사 입장에서는 아쉬울 것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실습생 경험을 했던 근로자가 오히려 ‘우리 때는 이렇게 일하지 않았다’며 학생들을 함부로 대한다. 기업문화의 변화도 절실하다. 교과부와 고용노동부가 학생들의 성공적인 사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자는 “현장에서 느끼는 것과 차이가 큰 것이 보인다”며 “함께 고민하고 많은 정책들을 통해 현장실습 문제가 하루 빨리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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