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기자]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소방차량의 고장 횟수가 늘고 있다. 3년 전보다 23배나 고장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차가 출동 중 고장을 일으킬 경우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구조, 구급 및 화재진압이 늦어져 인명, 재산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 소방관들의 안전 역시 보장하기 어려워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안효대 한나라당 의원은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 6건에 불과하던 고장사례가 2009년 20건으로 3배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는 137건으로 2008년 대비 약 23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16개 시, 도에서 최근 3년간 고장이 없었던 지자체는 서울, 부산, 대전, 충북, 전북 5곳에 불과했고, 2009년 대비 감소추세에 있는 지자체도 울산, 제주 2곳에 그쳤다.

차량별 통계에서는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구급차, 펌프차, 구조차, 물탱크차에 고장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급차의 고장건수는 79건으로 전체의 48.5%에 달했으며, 펌프차 48건(29.4%), 구조차 및 물탱크차가 각각 12건(7.4%)씩 그 뒤를 이었다. 문제는 이들 차량의 고장이 증가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2009년 대비 지난해 구급차 6.5배, 펌프차 약15배, 구조차 5배, 물탱크차 3배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장의 원인은 115건(약 70.6%)가 노후 및 교체시기도래, 불량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소방방재청이 추진한 소방차 내용연수 연장으로 인해 노후, 불량으로 인한 고장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의원은 "올해 1월 소방방재청은 소방장비 검사, 검수센터를 운영해 정밀 안전점검을 통해 소방차량의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었지만 이번 감사결과 현실성이 부족해 부실검사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8월을 기준으로 전국의 소방차는 총 7,595대이지만, 소방장비 검사, 검수 인력은 15명에 불과해 점검 인원도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인원을 기준으로는 한명이 약 506대의 소방차량을 점검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한 노후소방차량을 점검하기 위한 소방장비 검사, 검수센터가 신규로 구입하는 소방차 검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8월에 구매예정인 46대의 신규 소방차 중 17대가 검사가 완료된 상황이다. 반면, 기존 소방차량 정밀점검 의뢰건수는 1대에 그쳤다.

안 의원은 “소방차량의 노후와 불량으로 인해 출동 중 고장건수가 3년간 약 23배나 증가했다는 점은 소방방재청이 차량안전관리에 소홀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적인 소방장비 검사․검수센터의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내용연수 연장에 따른 노후차량 정비를 철저히 하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