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와 (사)전북독립영화협회 영상사업단 JIFA CINEMA가 함께하는 찾아가는 영화관 '옹기종기 마실극장'이 지난 4월말부터 전라북도 내 곳곳을 돌고 있다. 가까운 곳에 영화관이 없거나, 있어도 영화관까지 이동이 불편한 분들을 위해 소박하지만 극장분위기를 만들고 모인 분들의 특성에 맞는 영화를 골라 보는 이 프로그램은 신청지역에 익숙하지만 신선하면서 따뜻한 문화적 체험이 되고 있다.

6월초 현재까지 총 30여회 상영, 대략 1,200여명의 도민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가깝게는 완주군, 익산시부터 김제, 고창, 무주, 진안, 남원을 거쳐 멀리는 부안의 위도까지 '옹기종기 마실극장' 차량은 영화을 보기위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을 도민들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역은 물론 영화신청을 하는 도민 및 단체도 다양해 '옹기종기 마실극장'의 풍경은 다채롭다. 진안이나 위도, 도서 산간의 20여명 남짓한 분교의 장난꾸러기 아이들부터, 200여명에 육박하는 장애우단체나 노인대학, 단체들까지 관람객의 숫자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결혼과 함께 한국으로 온 이주여성들이 가족과 함께, 또는 포대기에 아기를 업고 삼삼오오 영화를 보며 울고 웃는 모습은 왜 '옹기종기 마실극장'이 보는 이의 숫자와 상관없이 부지런히 움직여야하는지 이유를 알려준다.

'옹기종기 마실극장'은 신청하는 단체나 관객의 특성이 분명하므로 선택되는 영화도 관객 맞춤형에 가깝다. 노인 분들께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 '마파도'나 최근에 나온 '육혈포 강도단'은 같은 세대인 할머니들의 유쾌 상쾌 통쾌한 이야기여서 더욱 공감이 크고 아이들의 영원한 토토루인 '이웃집 토토루'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같은 에니메이션은 아이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눈망울을 더욱 크게 만든다. 또한 최근에 나온 영화로, 동남아 이주노동자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다룬 '방가?방가!'는 다문화공동체 및 이주여성들에게 특별한 공감을 자아내며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다. 물론 대중적인 재미 외에도 신청기관의 적극적인 선택과 목적에 의한 다양한 영화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소박한 영화관일수도 있지만 좋은 영화와 더불어 극장의 분위기는 한껏 낼 수 있다. 상영준비와 함께 준비되는 팝콘 이벤트는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극장에 온 것 같은 소소한 재미를 더해주고 영화신청 기관의 모습이나 상영을 기록하는 동영상 촬영이벤트는 '마실극장'의 추억을 더욱 오래 간직하게 해줄 것이다. 반대로 극장에는 없는 게 있기도 하다.

볼 영화에 대한 눈높이 설명은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기도 하고, 본 상영외에 관객의 특성에 맞게 오프닝처럼 보여주는 간단한 영상물은 때론 장애우가 직접 찍은 일기거나 마을 노인분들이 찍은 색다른 뮤직비디오로 영화가 전문적인 사람들만이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가깝게 활용할 수 있는 매체임을 알려주기도 한다.

오는 12월까지 총 70여차례, 전라북도 내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관객들을 찾아갈 영화관 서비스 '옹기종기 마실극장'이 더욱 좋은 프로그램으로 풍성한 문화적 체험과 향유의 장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