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권우진 기자]수원 살인 사건으로 인해 경찰의 신뢰도의 위기 상황을 맞은 경찰이 또 뭇매를 맞고 있다.

9일 인터넷을 통해 지난 2004년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을 옹호하는 발언 등을 남긴 여성이 현재 순경으로 복무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이 “경찰을 뽑는 기준이 뭐냐”며 분노하고 있는 것.

논란이 되고 있는 순경 A(27.여)씨는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 2004년 당시 고등학교 3학년으로 사건에 연루된 한 친구의 미니홈피 방명록에 “사건 잘 해결됐나? 듣기로는 3명인가 빼고 다 나오긴 나왔다더만... x도 못생겼다드만 그x들... 고생했다 아무튼!”이라는 내용을 남긴 바 있다.

이렇게 성폭행 가해자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A씨가 2010년 경찰시험에 합격해 현재 경남 지역 경찰서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남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비난의 글이 쇄도하는 등 접속자가 폭주해 현재 홈페이지가 마비된 상태다.

A씨는 9일 자신의 과거 글이 논란이 되자 이날 오후 경남경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7년전 고등학교 10대 시절 철모르고 올린 글이지만 피해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당시의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고 사과문을 남겼다.

사과문에서 A씨는 자신이 글을 올린 사실을 인정하고 “저의 어린시절 잘못으로 인해 피해자와 가족을 가슴 아프게 한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며 평생의 짐으로 안고 자숙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네티즌의 분노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각종 게시판에는 2004년 당시 가해자들이 남긴 글들을 캡쳐해 올린 사진들이 게재되고 관련 댓글에는 “저런 x이 경찰이라니 우리나라 경찰 되기 참 쉽네요”, “뉘우치는 사람에게도 갱생의 여지가 있으니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저 발언은 믿을 수가 없다”, “피해자를 무시하고 범죄를 방관하며 비웃던 이가 경찰 자격이 있나. 어려서 그랬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아야 한다”, “불명예 파면 시켜야 한다”는 등 A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사건이 확산되자 A씨를 대기발령 조치하고 진상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건의 중심이 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월부터 11월까지 경상남도 밀양시 지역의 고교 3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밀양연합 일진 조직원들이 여중생 자매 등 5명의 여학생들을 밀양으로 유인해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다.

이들은 심지어 성폭행하는 장면을 핸드폰과 캠코더 등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하기도 했으며 가해자 부모가 찾아와 강제적으로 합의를 종용하기도 했다. 피해를 입은 여학생들은 협박, 폭언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 시도를 하기도 했으며 극심한 불안 증세와 공황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해당 사건에서 처음에는 가해자가 41명으로 나타났으나 추후 75명의 추가 관련자가 드러나 용의자가 11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범자 110여 명 중 3명에게만 10개월 형이라는 미약한 처벌이 내려졌으며 경찰의 수사 역시 비인권적으로 진행된 것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