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발생율의 비교하면 거의 비슷하게 기름진 음식을 먹는 미국 사람들에 비하여 중국인들은 10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를 흔히 중국인의 역설이라는 의미로 차이나 파라독스라 부르기도 한다. 이 차이나 파라독스와 관계있는 음식 중의 하나가 바로 양파이다.”

“일본에서는 양파에서 성분을 분리하여 당뇨병에 걸린 흰쥐에게 투여한 결과 항당뇨약이나 인슐린과 거의 비슷하게 혈당을 내리는 효과가 관찰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송봉근 교수] 프렌치 파라독스란 말이 있다. 프랑스인의 역설이라는 말로 담배를 많이 피우고 버터나 치즈, 크림이나 육류 등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프랑스인들은 심장질환의 비율도 전 세계에서 가장 낮고 비만의 비율도 상당히 낮은 현상을 의학계에서 일컫는 말이다. 그 이유를 찾던 과학자들은 프랑스인들이 자주 마시는 와인에 그 비밀이 숨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프랑스인들은 다른 서양인들과 도무지 음식에 차이점이 없었는데 유독 술에서만큼은 맥주나 콜라나 위스키 대신 와인을 마신다는 점이 달랐다. 이런 이야기가 한 방송에서 보도된 이후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적포도주가 품귀현상을 빚어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던 적이 있을 정도였다.

이런 이야기라면 중국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 중국의 음식 또한 거의 모든 음식은 육류를 주재료로 하여 기름에 볶거나 데치거나 튀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이러한 음식의 섭취에서 발생하기 쉬운 관상동맥 질환의 발병율은 생각보다 낮은 편이라고 한다.

심장병 발생율의 비교하면 거의 비슷하게 기름진 음식을 먹는 미국 사람들에 비하여 중국인들은 10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를 흔히 중국인의 역설이라는 의미로 차이나 파라독스라 부르기도 한다.
이 차이나 파라독스와 관계있는 음식 중의 하나가 바로 양파이다. 중국집에 가면 반찬으로 내놓는 것 중의 하나는 양파이듯이 중국에서는 음식을 요리할 때 빼놓지 않고 양파를 이용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양파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가 바로 양파를 요리의 기본 재료로 사용하는 인도이고 그 다음이 중국이다. 양파를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데도 불구하고 비만하지도 않고 심장병도 발병율이 낮다는 것이다.

양파는 백합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을 말한다. 마늘이나 파나 부추와 같은 과에 속하고 이들은 서로 거의 사촌쯤에 해당 한다. 이런 양파는 청동기 시대부터 음식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음식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 이집트에서였다고 한다.

당시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인부들에게 마늘과 부추와 순무와 더불어 양파를 음식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양파를 숭배하기까지 하여 죽은 람세스 4세의 눈에 양파를 넣기까지 할 정도였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도 양파는 피를 맑게 하고 혈액의 균형을 맞추어 준다고 해서 선수들이 많이 먹기도 했다. 중세시대에 의사들은 양파가 장운동을 촉진하고 발기를 도와주기도 하고 두통이나 기침뿐만 아니라 뱀에 물리거나 심지어는 탈모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1500년대에는 여성은 물론이고 동물들이 임신을 못하는 경우에도 치료제로 사용되기도 했을 정도이다.

양파에는 염증을 억제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며 항암작용도 하고 항산화제의 역할을 하는 퀘르세틴이 풍부하다. 그래서 양파를 많이 섭취한 결과 머리와 목에서의 암 발생율이 낮아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양파를 음식으로 많이 사용하는 인도 일부에서는 양파를 먹지 못하도록 한다.

양파가 정력을 강화하고 성욕을 돋우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많은 나라에서는 양파를 부스럼이나 종기를 없애는데도 사용하고 상처 치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또 뼈를 파괴하는 세포가 활동하지 못하게 하는 효능 때문에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가진다.

하지만 양파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효능 중의 하나는 바로 양파가 동맥경화나 고혈압에 효과가 있는 점일 것이다. 양파에는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혈액응고를 막아주는 성분이 풍부하다.

특히 양파의 황화아릴 성분은 다른 물질과 반응하면 혈액응고를 방지하는 물질을 생성한다. 이 성분은 양파의 독특한 냄새를 주로 발산하고 눈물을 나게 하는 성분이다. 그런데 이 독특한 양파의 향이 강할수록 혈전을 방지하는 효능이 크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래서 이러한 효능 때문에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중국인에게 상대적으로 심혈관질환이 낮은 이유가 된다.

또 양파에는 알레르기성 천식도 억제하는 효능이 있고 염증 시 발현되는 히스타민의 활동을 억제하는 항히스타민 작용을 가지고 있다. 또 히스타민처럼 염증을 일으키는 성분인 로이코토리엔이라는 물질의 생성도 억제한다.

이 뿐만 아니다. 혈액순환을 증가시키는 양파는 정력을 증강 시키고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상당량 함유하고 있다. 특히 양파에 많이 들어있는 디아민 프로필디설파이드라는 성분은 비타민 b1과 결합하여 쉽게 파괴되지 않고 흡수하도록 한다.

이 비타민은 당질을 에너지로 바꾸는데 필요한 비타민이며 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도 한다. 또 여기에 간장에서 해독 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글루타치온 유도체를 함유하고 있다. 이 성분은 한때 피로회복에 어쩌고 하면서 선전하던 간장약에 들어 있는 주성분이다. 아울러 이 성분은 항산화제로도 역할을 한다. 이와 아울러 퀘르세틴이나 황화아릴 성분도 항산화제로 작용하여 항암 효능도 발휘한다.

중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위암 환자군을 조사한 결과 평소 양파를 많이 섭취하는 그룹에서는 위암의 발생율이 적었다고 한다. 또 유럽의 연구 결과는 양파를 많이 섭취한 사람들에서는 전립선암의 발생이 적었다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최근 양파에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혈당치를 내리는 효과가 있어서 당뇨의 예방과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발표되었다. 일본에서는 양파에서 성분을 분리하여 당뇨병에 걸린 흰쥐에게 투여한 결과 항당뇨약이나 인슐린과 거의 비슷하게 혈당을 내리는 효과가 관찰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요즘 양파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양파가 콜레스테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양파를 오래도록 복용하면 비만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이나 체지방을 분해하고 혈액 순환이 증가하면서 신진대사가 원활해져서 비만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지난해 미국의 한 방송사에서는 식사량은 제한하지 않으면서 양파와 마늘과 당근 주스를 주로 마시면서 생활한 결과 체중을 무려 72kg이나 줄인 사람을 소개하는 방송을 내보내기도하였다.

한의학에서 양파는 양총(洋葱) 또는 옥총(玉葱)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중국에는 일본을 거쳐 20세기 초에 비로소 전파된 것으로 추측한다. 물론 양파와 비슷한 파 종류는 중국에 이전부터 재배되고 있었다.

호총(胡葱)이나 자총(紫葱)등은 오래전부터 중국에서 재배되었는데 이들에 대하여 한의서들은 성질은 따뜻하고 매우며 독이 없으며 속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를 잘 되게 하며 살충작용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어릴 적 집안 을 거들어 본 사람이면 양파 까는데 눈물 콧물 흘리며 고생한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해보면 고통스러운 기억이었을지 모르지만 눈을 맵게 하던 성분이 사실은 몸에 매우 좋은 성분이었음을 감안하면 오늘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아 바로 그 양파 깐 덕분이구나 하고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양파를 깐 날이면 푹 잠을 잤던 기억은 없는지. 양파의 매운 성분은 잠도 잘 오게 한다. 그래서 불면으로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양파를 반쪽 잘라 머리맡에 두고 자라고 하는 민간요법이 효과적이라고도 한다.

아무튼 한 때 양파 값이 오를 때에는 중국집의 양파 인심이 별로 후하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제 양파가 곧 수확 철을 맞을 것이다. 그러거든 양파로 식탁을 풍성하게 할 일이다. 건강을 지키는 것은 의외로 쉬울 수 있다.

◇ 송봉근 교수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동 대학원 卒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