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출산 후 모유수유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매진했어요.
미역국, 우족탕, 가물치즙 등 몸에 좋은 건 일단 닥치는 대로 원샷했어요.
일주일만에 아들은 제법 잘먹고 기저귀도 축축한게 모유수유는 일단 성공적이에요
하지만 한시름 놓고 보니 몸무게가 만삭때랑 똑같아요. 오마이갓!!
아이 몸무게 (3.5Kg)+양수무게(?)는 빠져나가야 하는 것 아님?
완전 망했어요. 이제부터라도 이불과 혼연일체가 되어 뒹굴어보아요.
평소 땀을 잘 흘리지 않는 체질인데 신기하게도 옷이 축축해질 정도로 땀이 나요.
출산 후 노폐물들이 빠져나가는 거라던데 샤워도 못하고 진땀 흘리니 찝찝하고 정말 불쾌해요

[2주일]
산후검진을 받으러 산부인과에 가요.
다행히 자궁출혈도 없고 회복도 잘되고 있대요.
아이는 탯줄이 떨어져서 이제 통목욕을 할 수 있게 됐어요.
뱃구레만 커진 아들의 뒷모습은 ...어쩐지 회식 후 만취한 40대 김부장의 체형과 닮았어요.

▲ 김부장님~ 정신차리세요! 집에 가셔야죠!

 
영아산통일까요.
아이가 밤에 울기 시작하면 몇 시간씩 그치지 않아요.
안아주고 젖을 주고 아무리 달래 봐도 소용없어요.
특히 배가 아픈지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힘을 주고 다리를 바둥거리면
한참만에 ‘뽕’ 방귀소리가 들려요. 그때마다 아주 대성통곡을 해요.
신생아들은 장이 미숙해서 배에 가스가 차서 그런 거라고 해요.
안쓰럽지만 시간이 약이래요. 해줄 수 있는 거라곤 배마사지 정도래요.
그리고 내 기분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울 때마다
배꼽이 1mm씩 튀어나오는 것 같아요.

▲ 방귀 뀌기 10초 전

[3주일]
삼칠일이 지났어요.
아침 일찍 간소하게 삼신상을 차려요.
아이와 예방접종하러 병원에 가요. 왕년에 불주사라 불렸던 BCG에요.
3주 만에 아이 몸무게는 3.5Kg에서 5Kg으로 키는 54cm에서 57cm로 급성장했어요,
어쩐지 안을 때마다 손목이 아프더니만 무럭무럭 자라고 있네요.
그런데 의사가 아이 배꼽을 보더니 뜬금없이 ‘배꼽탈장’이래요.
‘헉...탈장?’ ‘장이 튀어 나왔다는 거임?’ 깜놀해요.
하지만 의사는 대수롭지 않게 이러다 저절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니 걱정말래요.
역시 울때마다 실시간 튀어나오는 것 같다 느낀건 내 착각이 아니었어요.

▲ 배꼽탈장 진단받은 J의 배꼽

[4주일]
B형간염 2차를 맞혔어요.
아이는 누워서 제 손과 발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것 같아요.
처음 사용하는 설명서 없는 기계를 조작하는 것처럼 엉성해요.
급기야 제 손톱으로 제 얼굴을 막 긁어요. 어찌나 야무지게 긁었는지 피도 나요.

드디어 고민 끝에 정한 이름을 들고 주민센터에 가서 출생신고를 했어요.
한 달 안에 안하면 과태료 부과된다는데 하루 전에 겨우 세이프했어요.
주민등록등본 아빠 엄마 이름 밑에 우리 아들 이름이 적혀있어요.
신혼일 때 몰랐던..이제 진짜 ‘가족의 탄생’ 같아 기분이 새콤달콤해지네요~

▲ J - 태어난 지 딱 한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