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똥’

여기 한 여자가 있어요.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어요.
특이한 것이 섞여 있는지 살펴 보기 위해 들춰보고 비벼보고
코를 가까이 대고 킁킁 냄새도 맡아봐요.
가끔은 본의 아니게 ‘그것’이 손에 묻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해요.
에그머니나~ 하지만 미소를 잃지 않고 그냥 잘 씻어내요.
그건.. 세상에서 가장 순결하고~사랑스러운~ 내 아이의 똥이니까요~

그래요. ‘똥’
남의 똥도 싫고 내 똥도 마찬가지. 냄새나고 구리고 회피하고 싶은 주제였죠.
하지만 단언컨대 유일무이 사랑스러운 똥이 딱 한 가지 있어요.
바로 내 아이의 ‘똥’이에요

신생아는 태어나서 처음 까맣고 끈적끈적한 태변, 흔히 배내똥이라는 걸 싸요.
그리고 며칠 지나면 노란색 똥으로 바뀌는데
모유냐, 분유냐 또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 다 달라요~
신생아들의 ‘똥’은 엄마들이 아이의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라고들 해요.
하지만 횟수, 냄새, 상태 다 달라서 초보엄마들은 무지 혼란스러워요.

모유만 먹는 J는 하루에 10번 이상 똥을 싸요.
게다가 굉장히 묽어요. 어른 기준으로 보면 이건 레알 설사?
하지만 다 정상이래요.

아이는 어디에 힘을 줘야하는지 몰라서 온몸이 빨개지도록 힘을 썼다가
두 다리를 들어 허공에 이단 옆차기 날리시다가
짜증 섞인 울음도 울어가며 아주 티내며 똥을 싸요.
그렇게 용을 썼는데도 허무하게 방귀만 뽕! 뀌기도 하죠.

안쓰럽기는 하지만 엄마가 똥 싸는 법을 가르쳐 줄 수는 없어요.
아이의 몸 사용법은 아이가 스스로 배워야 해요.
그게 괄약근 사용법이든 삼차방정식이든
엄마는 곁에서 격려해줄 뿐,
아이의 인생은 아이가 스스로 배우며 크는 거겠죠.

똥 사진은 올리지 않기로 해요.
내 아이 똥이 다른 사람 눈에도 예뻐 보일 리 없으니까요.
대신 잘 싸고 잘 먹더니만 급성장한 아이 비교컷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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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만했던 아이가..

▲ 20일만에 이렇게 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