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 아이가 처음 웃던 날

졸린냥이는 모성애 결핍 증후군을 의심할 만큼 육아가 즐겁지 않았어요.
아이는 당최 이유도 가르쳐 주지 않고 죽자고 울기만 했고,
출산 후 여기 저기 안 아픈 곳이 없었어요.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던 졸린냥이의 육아일기에
‘행복’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일대 ‘사건’은..
J가 태어난 지 딱 50일이 되던 날 일어났어요.

그날 아침 졸린냥이는 아이의 통통한 볼따구니를 만지면서
“아이~ 예뻐라~” 라고 말을 건넸어요.
그 순간 아이가 엄마의 눈을 빤히 응시하며 싱긋 웃네요.
그 미소!!
어떤 사내보다도 매력적으로 엄마를 폴링 인 러브 시키는 마성의 미소!!
수천송이 꽃이 동시에 꽃망울을 피우는 것처럼 세상이 미치게 환해졌어요.

초보엄마라서 아이의 몸무게가, 키가 얼마나 늘었는지
예방접종은 잊지 않고 맞히고 있는지 수유량은? 기저귀는?
이게 아픈건지 정상인지, 뭐가 뭔지 정신이 없었던 터라
초점없는 ‘생명체의 눈’으로 울기만 하던 아이의 눈빛이
‘인간의 눈’이 되어 있던 걸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하지만 겨우 50일을 방황하더니 미지의 세계에서 날아온 것 같던 생명체는
눈을 마주보고 미소를 짓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두리번거릴 줄 아는
정말 사랑스러운 ‘작은 사람’이 되어 있네요.

육아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던 엄마는 아이에게 구원받은 기분이에요.
아이가 웃으니 엄마도 드디어 웃게 되네요.
아이의 미소에 중독되어 더, 더, 웃는 모습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이 웃음을 내가 지켜주고 싶다..는 단단한 다짐이 마음 속에 등장해요.
아이가 처음 웃던 날.
졸린냥이는 아주 오랫동안 그날의 감동을 기억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