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호 기자] 치펜데일의 고전 가구를 접한 사람들은 처음엔 고가의 수입품으로 알다가, 국내 기술로 생산된 고품질 클래식 가구라고 하면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외국인들도 치펜데일의 클래식 가구를 보면 누구나 인정하고 경탄을 아끼지 않는다. 세계적으로도 손색 없는 품질과 디자인이라는 것이 그들의 한결같은 평가이다.

치펜데일의 한철우 대표                              사진ⓒ김현수

'실용적인' 혹은 대중적인 여타 시중 판매 가구들과 비교, 가격 면에서도 크게 비싸지 않은 것을 알면 사람들은 한 번 더 감동을 한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 면에서 기선을 확보한 치펜데일 가구는 좋은 평판을 얻고 있고, 오래동안 한 우물만을 파면서 업계에 자리를 지킨 한철우 대표에 대한 신뢰도 또한 대단히 높다.
 

#치펜데일의 전통과 역사의 힘은 맨파워
 

치펜데일의 전통과 역사를 지켜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 기술력을 지닌 맨 파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들 중 연령대가 비교적 높은 이들은 한국 가구산업의 산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가구산업이 본 궤도에 오르려면 이와 같은 품질, 가격 경쟁력, 인력 등 다양한 요소들이 삼박자를 갖춰 주어야 하는데, 한철우 대표가 성공을 거둔 데에는 이같은 인프라가 균형을 맞춰 충족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서로 통하는 마음이 있다    사진ⓒ김현수

제품과 아이템별로 오랜 시간을 두고 축적된 디자인과 금형이 기술적으로 큰 재산이다

김포에 있는 공장에 도착한 후 공장 내 모든 시설을 한 번 둘러보았다. 우선 가구산업의 경기현황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 수출이 잘되는 분야도 있고, 불경기를 호소하는 업체도 많습니다. 가구산업 분야는 어떤가요?
- 개인이나 회사나 수입이 줄면 불요불급한 항목에 우선해 지출을 줄입니다. 가구는 시급한 생필품이 아닌 까닭에 경기가 하강하면 약 30% 정도 매출이 떨어집니다. 동종업계 경쟁도 강화되고요. 그래서 항상 자신만의 강점과 특색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장에서 상하좌우 막힘이 없이 소통이 가능한 것이 오랜 전통을 쌓은  작업 팀의 장점이다                  사진ⓒ김현수

▶ 가구산업에 대한 이 회사와 임직원들의 열의가 아주 큰 것으로 보입니다.
- 나무에서 시작해 가구에 이르는 모든 공정이 한 눈에 보이기에 창조의 묘미 같은 것도 느끼게 됩니다. 더구나 우리는 생애를 걸고 기술을 익혀왔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가구가 생산품이 아니라 마치 작품을 대하는 듯한 느낌을 가질 때가 많습니다.
 

클래식 가구는 우아한 분위기를 창출한다

치펜데일의 400여개 품목중의 하나인 소파

 ▶ 가구산업에 입문하신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 저는 농업을 주로 하는 충남 해변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 당시 목공기술처럼 기술을 배우는 것은 장래성이 있는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견습생이라도 돈을 조금이라도 받고 하겠지만, 그 당시에는 집안의 쌀을 목공소에 가져다 주고 목공 허드렛일부터 배우기 시작하여 목수가 되는 길을 걸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타이밍이 잘 맞았다고 하겠습니다.

정확한 규격과 탄탄한 구조, 그리고 아름다운 디자인의 장식장과 책상

▶ 어릴 때부터 기술이 몸에 배어 큰 도움이 되었겠습니다.
- 그렇습니다. 정통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목공을 배우고 난 후 기회가 되어서 1977년 대기업인 한양목재에 취직을 했습니다.

여기부터 고급 가구들을 정식으로 만들었죠. 이때로부터만 따져도 가구 인생 35년이 넘었습니다. 대기업에 들어 갔기 때문에 가장 첨단 기술을 배웠고, 시장 판매 형태 등도 안목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생각하는 것, 생활하는 것이 모두 가구 생산에 관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기술은 전통과 규격을 따라 일취월장 했습니다. 그리고 각 조직과 팀원들간에 협동하고 협업하는 시스템에 익숙해져서 후일 공장장으로서 사람들을 진두지휘하고, 시장 판매와 연결하는 등 종합적인 업무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 장차 가구사업을 시작하려고 계획을 세우셨나요?
- 아닙니다. 저는 계속 직장생활을 했었습니다. 기술적인 면에 집중했었습니다. 후일 다른 대기업체 가구회사로 자리를 옮겨서 그곳에서도 오랜 동안 건설과 수출 등 다양한 업무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업무가 확장되었으나 불경기와 더불어 부도가 났습니다. 개발경제 시대에 변화가 워낙 컸습니다.

저는 당시 공장장으로서 사람들을 진두 지휘하고 시장판매와도 적극 연결하는 등 최선을 다했으나 큰 기업의 경영난을 한 두 사람이 막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함께 일하던 동료, 후배들과 여러 가지 길을 모색했으나 결국 우리가 힘을 모아서 공장을 인수하기로 한 것입니다.

▶ 그 뒤로는 계속 공장 경영의 길로 들어선 것이군요?
- 네, 회사가 부도가 나고 1993년 회사를 인수한 후 치펀데일 가구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치펀데일 퍼니처로 회사명을 변경하고 공장을 이전확장하고, 지방별 대리점 12점을 확정했습니다. 그때 이미 미국, 러시아 등지로 수출했고, 이후 일본에도 수출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우리 작업팀들과 회사 임직원들은 그동안의 경험과 인내가 많이 축적되어 있어 어려운 고비들을 잘 넘겼습니다.

1997년 IMF때 한파를 맞지 않은 중소기업체가 없었으나, 우리는 전화위복으로 오히려 회생의 길을 열었습니다. 가구업계의 대기업에서부터 작은 기업에 이르기까지 몰락하는 위기 속에서 뼈를 깎는 힘들고 어려운 구조조정 작업을 거쳐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갔습니다.

그래서 치펜데일의 정통성과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그 때 공장 부지를 인수하고 차근차근 여력을 모아 재기했습니다. 1999년에 건물을 매입했습니다
 

그는 가구생산 기업의 기술, 경영, 자금의 모든 부문을 총괄하는 CEO이기도 하다      사진ⓒ김현수

▶ 기술, 경영, 자금관리 어느 하나 쉽지 않은 분야인데 여유있게 이끌어 오신 비결이 있나요?
- 대기업에 입사해서 35년 이상을 요직에 있으며 노하우를 익혔고, 한국적인 것과 더불어 유럽 왕실에서 사용되는 고품격 가구를 동시에 취급함으로써 기술적인 안정성을 확보했습니다.

가구산업은 경기 변동에 취약하고 중공업처럼 대기업형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 자금 능력 이상 무리를 해선 안됩니다. 차입금 없이 하고, 부품이나 장식 등, 소소한 지출이 많기 때문에 불경기를 대비해 비축했습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관리의 덕목이 있는데, 기술이 최고의 자산이며 고급 기술 인력이 회사의 장래를 좌우한다고 깨달았습니다. .

▶ 인력관리에 어려움이 많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 지금 세대에서는 목공처럼 어려운 기술을 배우는데 별로 의욕이 없습니다. 가구산업 발전에 있어서 결정적인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치펜데일은 아이로니컬하게도 현재 숙련된 시니어급 기술인력이 함께 모여 큰 이점이 되고 있습니다. 오래 호흡을 맞춘 사이입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직장 풍토도 달라지고, 이들이 적응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이들은 우리 작업현장이 오래 명맥을 유지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팀웍이 좋습니다.

▶ 수제가구 생산에는 고도 기술의 숙련공이 필수일 것 같습니다.
- 가구의 특성상 결국 사람 손이 마무리를 해야합니다. 기계는 결점을 잡아내지 못하죠. 가구는 한 부품만 수백, 수천개를 찍을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가구 하나에도 정성을 쏟아야 하고, 여기에서 품질 위주의 명작 가구가 나옵니다. 이로써 독특한 문양을 창조하고, 고급취향과 우아미(優雅美) 등을 충족시켜 줍니다.

▶ 고객 소비를 촉진하는 영업활동에서 승부가 날 것 같습니다.
- 우리 치펜데일 가구의 경우에는 품질과 고객들의 입소문이 가장 큰 재산입니다. 전국 대리점이 12개 있었으나 지금 23점으로 늘었습니다. 이들 매장 혹은 전시장에 400종의 가구 아이템 견본들이 진열돼 전 품목의 98%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본사에서는 소량 특판 전략으로 고객 취향에 맞추기도 하고, 대리점과 협력하여 주문생산도 추진합니다. 우리 가구의 특성과 장점을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홍보가 많이 필요합니다.

▶ 치펜데일 가구의 장점과 미적 감각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 토마스 치펜데일은 1705년에 영국서 태어나 1779년에 죽은 유럽 중세 불세출의 가구 디자이너로, 그의 이름 자체가 서양 가구사를 상징합니다.

영국서 세운 클래식 가구 전통이, 새로운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던 강대국 미국에 전수되어 그야말로 가구의 고전이 된 것입니다. S형, 파도 치는 곡선, 오목과 곡선과 볼록한 곡선의 연결선 등 디자인의 정교함과 우아함과 고급성을 자랑합니다.

세부적으로는 말굽형, (hoof), 패드형(pad), 세발형, 슬리퍼형, 독수리가 움킨 형, 동물의 다리형 등 다양합니다.

그의 명성은 교과서처럼 굳혀졌고, 뛰어난 장인들의 역사가 뒤를 꾸준히 이었습니다. 가장 위대한 장인인 치펜데일은 역설적으로 모방의 대가였다고 합니다. 모든 전통이 한 데 어울어진 것입니다. 우리 치펜데일은 이와 같은 중세의 전통과 장인정신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 공장내 별관 빌딩의 2층 디스플레이스 실이 운동장만합니다.
-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합니다. 사무실, 거실, 주방 등 위치별로 나누고 제품별로 현장감있게 배치했습니다. 부엌에는 조리하는 식품을, 식탁에는 과일과 빵과 음료수를, 그리고 회장 데스크에는 필기도구 등 소품은 필수입니다.

그리고 가구잡지나 여성지, 패션지 등에 소개되었던 페이지를 펼쳐놓기도 하고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기념촬영한 영국의 제품사진도 전시합니다. 샘플실처럼 좁으면 안되니까 널찍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랬더니 한 사람 두 사람 입소문으로 이제는 관광버스가 경유하면서 손님들을 잠시 내려 견학을 하고 갑니다. 사진도 찍고요. 문의도 오곤 하는데 주문은 각 지역 대리점으로 연결해줍니다.

▶ 공장 위치가 김포의 요지에 있어서 장래성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그런 인사를 듣습니다. IMF 직후 왔는데, 이곳이 발전의 중심지가 되어 교통여건 등 여러모로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장래성도 있다고 하여, 합리적인 경영에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소망과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 한국 가구계에 유망한 업체가 되고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가구계에 우리 대한민국의 치펜데일 가구의 명성을 인정받고, 세계 시장에 자랑스럽게 우뚝서는 쾌거를 이루고 싶다는 것이 저희 치펜데일 가족들의 소망입니다.

▶ 대한민국 기술의 수준을 세계에 인정받고 명장(明匠)으로서의 위업을 달성하는 ‘치펜데일’ 그리고 한철우 대표가 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참고]
치펜데일 (본사) 연락처 031-989-7043-6
주소 :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원상리 619번지 (www.chippenda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