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숙 기자] 한때 대표적인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펀드 열풍이 사라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자산운용사 영업실적 분석’에 따르면 전체 자산운용사(82개사)의 30%에 달하는 26개사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사 10곳 중 3곳이 적자를 기록한 것, 자산운용사의 펀드순자산액 또한 292조9000억원(올 3월 말 기준)으로 작년 3월 말의 304조6000억원보다 3.8%나 감소했다.

대신자산운용이 139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산은자산운용(103억원) 골드만삭스자산운용(73억원) 유진자산운용(46억원) 피닉스자산운용(2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대신자산운용과 산은자산운용은 2010년 각각 1억원, 12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자산운용업계 전체 순이익도 3052억원으로 전년(3551억원)보다 14% 감소했다.

이익을 낸 자산운용사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893억원의 순이익으로 ‘명불허전’임을 입증했지만 전년(1172억원)과 비교하면 이익 규모는 23.8% 줄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382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345억원) 삼성자산운용(312억원) 하나UBS자산운용(161억원)이 뒤를 이었다.

자산운용사의 이 같은 저조한 실적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지속적인 펀드 환매와 주가 하락으로 펀드순자산액이 감소하면서 펀드 운용 보수가 줄어 든 게 자산운용사 실적 악화의 주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0년 발생한 ‘11·11 옵션쇼크’ 때 대규모 손실을 입은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은 퇴출 위기에 몰렸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와이즈에셋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승인하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와이즈에셋의 대주주는 증자를 할 여력이 없어 제3자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증자를 하겠다는 방안을 회사 측에서 제출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은 이달 말까지 9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할 수 있는 원매자를 찾지 못하면 인가가 취소된다. 그러면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퇴출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