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숙 기자] 우수한 직원을 지방에 끌어들이기 위한 대기업들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2014년 자사고를 세울 계획으로 최근 재단법인 은성학원을 설립했다고 한다.

현대제철도 제철소가 위치한 충남 당진시에 자사고 설립을 검토 중이고 포스코와 한국수력원자력은 각각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와 경북 경주(한수원 본사 이전 예정지)에 2015년을 목표로 자사고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사업장이 있는 지역에 자사고를 설립하려 하는 것은 우선 우수한 직원을 지방에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직원들의 지방 근무에 가장 걸림돌인 교육문제를 대기업들이 나서서 직접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 기업들이 구상하는 자율고 모델은 하나금융그룹이 설립한 자율고인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하나고'다.

하나고는 2010년 개교 이후 지금까지 임직원 자녀를 포함해 일정 비율의 학생을 전국에서 뽑고 있다. 하나고 처럼 전국 단위 선발권을 인정받으려면 재단전입금이 학생 납입금의 20% 이상이어야 한다. 전국의 다른 자율고는 시도별로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정부는 대기업의 자율고 설립에 대해 긍정적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는 자율고는 기존 자립형사립고 외에도 현재 10개”라며 “기업이 세우면 재원이 탄탄해 자율고의 본래 취지대로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운영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의 이러한 자사고 설립은 이미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는 특목고와의 우수학생 유치를 위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