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진 기자] 566번째 한글날을 맞아 기쁜 소식과 아쉬운 소식이 함께 전해졌다. 솔로몬제도의 일부 주에서는 한글을 표기문자로 채택했지만 이전에 인도네시아에 표기문자로 도입했던 한글은 중도에 철수하게 된 것.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와 유엔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솔로몬제도의 과달카날주와 말라이타주에서 한글을 표기문자로 채택했다고 8일 밝혔다.

솔로몬제도는 197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지만 구사 가능 인구가 1~2%에 불과하며 정부의 지원이 부족해 이마저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또한 토착 언어가 무려 70여 개에 달해 지역간의 의사소통과 교육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와 유엔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가 솔로몬제도 2곳에 토착 언어의 소리를 한글로 표기한 교과서를 만들어 교육을 시작하기로 했다.

과달카날주에 거주하는 1만 6,000여 명은 토착어 ‘카리어’를 사용하며 인구 5만여 명의 말라이타주는 또 다른 토착어 ‘꽈라아에어’를 사용한다.

연구소는 각각의 언어를 한글로 표기한 교과서 ‘코꼬 카리’와 ‘꽈라아에’를 만들어 보급하고 한글 교육을 받은 현지 교사 2명을 투입했다.

이들은 지난 1일부터 땅아라레 중학교와 낄루사꽐로 고등학교에서 한글을 이용한 토착어 교육을 시작했으며 한글 보급 성과를 지켜본 뒤 솔로몬 제도 전역으로 보급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지난 2009년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은 한글을 표기문자로 도입하기로 하고 올해 1월 현지에 ‘세종학당’을 세웠다.

그러나 현지에서 세종학당을 운영하던 경북대가 재정적 어려움과 문화적 갈등을 이유로 지난 8월 31일을 끝으로 무기한 중단에 들어갔으며, 한국인 교사 정덕영(51)씨도 귀국하는 등 한글 전파에 한계를 드러내 아쉬움을 자아냈다.

일각에서는 한글 보급 1호로 알려진 찌아찌아족에서의 교육 중단을 보며 한글 보급에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상호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는 원칙 아래 한글을 보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