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우진 기자] 지난 1~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문자올림픽’에서 한글이 금메달의 영예를 안았다. 2009년에 열린 제1차 세계문자올림픽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는 한글은 2연패를 달성하며 명실공히 세계 최우수 문자임을 입증했다.

이번 대회에는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인도 등 자국에서 창조한 문자를 쓰거나 타국 문자를 차용·개조해 쓰는 나라 27개국이 참여했다. 대회의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각국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민간차원에서 대회가 열렸다.

심사는 미국, 인도, 수단, 스리랑카, 태국, 포르투갈 등 6개국의 심사위원이 맡았다. 각국의 학자들은 30여분씩 자국 고유문자의 우수성을 발표했으며 심사는 문자의 기원과 구조·유형, 글자수, 글자의 결합능력, 독립성, 응용 및 개발 여지 등을 평가해 순위가 결정됐다.

지난 1차 대회 때는 1위가 한글, 2위가 그리스, 3위가 이탈리아 문자였으나 이번 대회 2위는 인도의 텔루그 문자, 3위 영어 알파벳이 차지했다. 2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반론의 여지없이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한글 24자는 이론상 1만 1,000여 개, 실제로 8,700여 개의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정보전달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한 아프리카의 몇몇 국립대 교수는 문자가 없는 자국에 한글을 보급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회 마지막 날 ‘방콕 선언문’을 통해 대회에 참가한 나라들의 대학에 한국어 전문학과와 한국어 단기반 등을 설치하는 등 한글 보급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