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부산의 한 실탄사격장에서 일어난 대형화재로 일본인 관광객을 포함 1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세계적으로 우리 국민의 안전 불감증을 보여줬던 부끄러운 사고였다.

▲ 인천남부소방서 소방장 정승기.(사진=남부소방서)

1999년 6월에 발생한 경기 씨랜드수련원 화재(사망 23명), 같은 해 10월 인천 호프집 화재(사망 56명), 2003년 2월 대구 지하철 화재(사망 192명), 2008년 1월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망 40명)등 수많은 화재와 대형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과 안전문화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에게는 절대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안전 불감증 때문이다. 무단횡단이나 금지된 곳에서의 물놀이 등 사소하고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들도 ‘설마 나에게’라는 생각으로 무심코 행동하다가 사고를 당한다. 안전 불감증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증거다.

재난을 예방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소방관들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국민들의 안전의식 수준 향상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안전사고의 98%는 사전 예방활동을 통해 막을 수 있는 반면 인간의 능력으로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사고는 2%에 불과하다고 한다. 사전 준비와 예방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말이다.

안전사고 근절을 위해서는 소방관서의 여러 시책 추진도 중요하지만 국민 스스로 안전에 대한 자기 책임을 실현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 모두가 안전을 생활화하고 능동적인 자세로 사전에 위험요소를 제거하여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를 해야 한다. 사고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항상 주변을 살피고 안전의식을 가질 때 비로소 대형 사고는 줄어들 것이다.

각 가정이나 차량에 소화기를 비치하는 것부터 실천하고, 소방차의 신속한 현장출동을 위해 소방통로가 확보될 수 있도록 주·정차에 세심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다중이용장소 등을 출입할 때에는 화재 시 행동요령, 소화기 등 소방시설 사용법과 소방상식을 평소에 익혀두어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안전불감증은 사라져야하며, 안전은 누가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