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을 되새기며


전주보훈지청 김규호계장

[일간전북=이혜숙기자] 봄기운을 느끼게 해주는 바람결에 간간이 꽃샘추위가 와 봄을 시샘하는 3월이면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났던 순국선열들의 애국정신이 기억나는 3․1절이 있다.

올해는 우리 민족이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의 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리기 위해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3․1 독립만세운동이 있은 지 94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바로 94년 전 우리들의 선열들은 조국의 광복과 민족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2천만 동포가 하나 되어 전국 방방곡곡에서 분연히 일어나 총궐기 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헌병들의 만행적인 발포로 많은 사상자와 중상자가 발생했으며, 모진 고문 끝에 옥에서 많은 선열들이 장렬히 순국했다.

그래서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지역과 계층, 종교와 이념의 구분 없이 오직 자주독립이라는 민족의 열망으로 하나가 되어 뭉치고 전국에서 외치며 울려 퍼졌던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을 되새겨 보게 된다.

특히 우리 지역인 임실 오수에서의 3․10 만세운동은 오수 보통학교 교사가 주도해 시작됐으며 1919년 3월 15일에는 장수, 남원 등 인근 주민 1천여 명이 임실면으로 몰려가 오수주재소를 습격하고 만세 운동을 벌였으며 전국 10대 의거지 중 한 곳으로 선정될 정도로 족적을 남긴 만세운동이다.

또한 도내 어느 곳보다도 가장 치열했을 뿐 아니라 희생자도 많았다. 전국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한 문중 인사들이 많이 가담하여 더욱 유명하다. 오수면 둔덕리에 400년을 뿌리내리고 집성촌을 이룬 전주 이씨 문중인사들이 대거 참여 16명이나 되는 1문의 인사들이 왜경에게 붙들려 혹독한 고문과 옥고를 치루기도 했다고 한다.

우리 고장은 이처럼 불의에 대한 항거정신과 애국충절의 기개와 자긍심이 깊은 고장이었다. 3․1 운동뿐만 아니라 이보다 25년 앞선 1894년 동학농민혁명에도 앞장섰다. 외세를 배격하고 독립국가를 세우기 위해 일제와 수구세력에 맞서 죽창으로 싸웠지만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또한 농민혁명도 실패했지만 우리의 정신과 피 속에는 정의와 독립정신이 뜨겁게 살아있다. 이러한 선조들의 애국애족정신이 오늘의 우리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로 94주년을 맞는 3․1운동의 역사적 가치와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겨 보는 것은 그 의미가 매우 깊다. 우리 민족이 나라를 잃고 치욕과 고난의 세월 속에서 신음하고 있을 때 일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분연히 일제의 압제에 항거한 선열들의 고귀한 정신은 우리를 현재의 풍요와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준 힘이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빈부격차의 상승으로 사회적 통합이 급격히 와해되고, 북한핵실험을 계기로 주변 열강들이 자국의 이해득실을 계산하면서 동북아시아의 새 판짜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는 올해로 정전 6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민족의 해방뿐만이 아니라 나아가 중국 등 다른 민족운동의 원동력을 제공한 항일독립운동정신을 계승 하고 발전시켜 어려운 국내정세와 나아가서 글로벌 세계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민족으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실천적으로 3․1절 아침 우리 모두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우리 자녀들의 손을 잡고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되새겨 보고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한 3․1만세 운동이 일어날 수 있게 하는 힘을 생각하며 그 정신을 계승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