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사랑교육지원법 왜 필요한가


전주보훈지청 실무과 김건곤

[독자기고=전주보훈지청 실무관 김건곤] 일본 중국 등의 역사왜곡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최근 벌이고 있는 일본 총리와 정치권 일각의 망언은 이제 왜곡수준을 넘어 그들이 문명인임을 포기하는 수준에까지 치닫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베 총리는 얼마전 야스쿠니 신사참배, 자위대법 개정 추진도 모자라 지난 12일 항공자위대 기지를 방문해 731부대를 연상시키는 훈련기 조정석에 앉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누가 봐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악명이 높았던 일본군 ‘731부대’를 떠올리게 하는 행동이다. 중국 하얼빈에 있던 이 부대는 산사람을 ‘마루타(통나무)’라고 부르며 생체실험을 자행했고 한국·중국·몽골인 등 3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가, 최악의 전쟁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기록돼 있다.

오늘날 중국의 패권주의, 일본의 군국주의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우리는 여전히 분단된 국가에 살고 있어 언제 또다시 연평도 해전, 천안함 폭침과 같은 사건이 벌어질지 모르는데도 아직도 현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현실에 너무 관대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11년 행안부 국민안보의식 조사에 따르면 6.25전쟁 발발 연도조차 청소년 5명중 3명은 모른다고 답했고, 2012년 조선일보에 따르면 어린이 100명 중 64명이 애국가 1절도 몰랐으며, 4절까지 아는 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것은 우리 국민의 나라사랑정신이, 특히 청소년의 경우 그들의 국가관이 얼마나 약화되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누구의 잘못일까?

사실 요즘 학생들이 우리의 역사를 모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입시위주 교육환경 속에서 대학교에 가기위한 수능시험 과목이 아닌 역사 공부를 따로 한다는 건 억지가 돼버린 현실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배우지 않는 학생들에게 국가와 나라에 대한 정체성이나 애국심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렇듯 국민들, 특히 청소년들의 역사의식 부족과 나라사랑 정신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건 무엇보다도 젊은 세대의 건전한 국가 정체성과 애국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나라사랑 교육을 통해 국민들이 대한민국을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나라사랑 중요성 인식을 함께 해야 한다.

다행히도 현재 국회에는 나라사랑 교육의 기본계획 수립, 전문인력 양성, 학교 나라사랑 교육지원, 재외국민에 대한 나라사랑 교육 지원 등을 담은 '나라사랑 교육지원법안'이 제출돼 있다. 대한민국이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을 기반으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오늘날 경제발전 및 국제적 위상을 정립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보훈의식 및 국가에 대한 자긍심은 상대적으로 낮아 이를 함양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이 법안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의 나라사랑 교육의 뼈대가 되어, 이 청소년들이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하루빨리 통과되길 바란다.

이제 곧 호국보훈의 달이다.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전국 보훈관서의 모든 직원들은 나라사랑정신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고심하며 노력중이다. 말로만 하는 애국이 아니라 진정 가슴으로 느끼는 나라사랑의 마음을 가져보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진정 나라사랑이 무엇인지를 함께 느끼게 하는 6월이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