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일 기자]배달말학회(회장 황병순, 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2011년도 전국학술대회가 10월 22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경상대학교 교육문화센터 세미나실에서 ‘다문화 시대의 한국어와 한국문학’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학술대회 제1부 ‘다문화 시대의 한국어와 한국문학’에서는 ‘결혼 이주 여성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의 문제점과 해결방안’(남경란ㆍ이화숙 대구가톨릭대), ‘다문화 시대의 한국어 교육학 연구의 쟁점’(강연화 연세대), ‘다문화 시대와 한국시’(유성호 한양대), ‘‘가믄장아기’와 ‘자청비’의 겨루기 양상과 다문화성 연구’(권복순 경상대) 등의 논문이 발표됐다.

 제2부 자유주제 발표(국어학, 국어교육학 분야)에서는 ‘경상대학교 소장 궁중음식 발기에 대하여-고종과 명성황후 관련 다례와 상식 발기’(박용식 경상대, 정재영ㆍ김성주 한국기술교육대), ‘초등학교 가정통신문 분석연구-허위와 구조를 중심으로’(김유미 경희대), ‘여성 결혼 이민자를 위한 문법 교수 항목 선정 및 제시방안에 관한 연구’(홍혜란 연세대), ‘완도 약산면 친족어 연구’(정성경 목포대)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제3부 자유주제 발표(고전문학, 현대문학 분야)에서는 ‘금오신화 <취유부벽정기>에 나타난 민족의식과 낭만성’(김창현 공주교대), ‘최고운전의 탄생 모티프 연구’(노성미 경남대), ‘한국 현대시와 지리산’(조동구 부경대), ‘주요섭 소설에 나타난 여성 서발턴 연구’(김학균 서울시립대) 등의 주제발표가 계속됐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경상대학교에 소장돼 있다가 최근 그 실체가 공개된 ‘고종과 명성황후의 조석발기와 다례발기’를 연구한 박용식 경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정재영ㆍ김성주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의 공동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이들 연구자들은 경상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205점의 궁중음식 발기의 유형, 형태, 발기에 나타난 궁중음식의 목록, 주요 음식 이름 등을 자세하게 분석하여 소개했다.

 박용식 교수 등에 따르면, 205개의 궁중 음식 발기는 상식발기와 다례발기로 나뉜다. 상식발기는 조석상식 발기 52점, 조석상식과 주다례를 같이 적은 발기가 11점이다. 앞부분이 훼손되어 무엇을 위한 발기인지 알 수 없는 1점을 제외한 나머지 140점은 모두 다례발기이다. 다례 가운데는 주다례가 53점으로 가장 많고 삭다례 16점, 망다례 11점, 별다례 8점, 구월구일다례 4점, 단오다례 3점, 칠석다례 3점 등이 있다.

 경상대학교 도서관에서 이 발기들을 처음 발견할 당시에는 납작하게 둘둘 말린 상태로 10여 개씩 삼이나 한지 끈으로 묶어 놓은 상태였다. 각 발기 혹은 단자는 높이는 대개 25~26cm 정도이고 폭은 11기(器)만 올린 주다례 발기일 경우 24~25cm 정도 되는 것도 있지만, 주다례와 조석상식을 한 장에 쓰는 경우가 많아 대개 100cm 정도 된다. 폭이 가장 큰 것은 55기(器)가 기록된 240cm이고 75기(器)가 기록된 것은 266cm에 이른다. 모두 한글로 기록된 이 다례발기는 궁중 상궁들의 실무용 문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박용식 교수는 “현재까지 알려진 제사음식의 종류는 모두 655여 종이 제시되어 있다. 경상대 소장 조석 상식발기와 주다례발기, 별다례발기 205건에는 모두 497가지의 음식이 확인된다. 이 가운데 181가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며 그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