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민 기자] 28일 민주당은 한미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 “모든 것을 걸고 ISD 조항을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2010년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한 한미 FTA로 인해서 지난 2007년 참여정부 시절 가까스로 맞추어 놓은 이익의 균형이 현저하게 무너져 버렸다”며 “이에 민주당은 전문가, 시민단체와 치밀한 검토를 거쳐 지난 6월 무너진 이익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10+2안’을 만들어 야당 공동으로 정부에 재재협상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 같은 요구를 묵살하고 당초 한미 FTA에 반대했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 의회가 한미 FTA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FTA 비준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현재와 같이 이익의 균형이 파괴 된 손해 보는 FTA, 준비 안 된 FTA, 서민에게 피해주는 FTA, 주권을 침해 받는 FTA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음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 한미 FTA 비준을 강행처리하려는 시도를 결단코 저지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한미 FTA로 피해를 보는 산업에 대한 입법 및 예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왔으며 또한 미국의 FTA 이행법안과 비교해서 현저하게 불합리하게 되어 있는 우리 법체계를 보완하고 FTA와 국내법과의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상조약의 체결 및 이행에 관한 법률안’을 만들어서 상임위를 통과시켰으나 전문가가 참여한 국회 끝장 토론을 통해서 국내적 조치만으로 한미 FTA의 독소조항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독소조항 폐기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재재협상을 통해 협정문을 개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독소조항 중 대한민국 사법 주권을 침해하는 투자자 국가 소송제도 즉 ISD의 폐기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 원내대변인은 “ISD는 투자유치 우위조치를 투자자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만 파악함으로 공공정책이 무력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제도”라며 “미국 투자자가 한국 정부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경제적 수요 심사 조치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면 국제중재재판소(ICSID)에 회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국제중재재판소는 서로 독립적으로 심사하고 판결하기 때문에 사건의 유형별로 구속력 있는 판례가 쌓이거나 그런 판례에 대해 일관성을 갖춘 판결 의무도 없다”며 “또 재판부의 구성도 한국과 미국에서 한명씩 나머지 한 명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ICSID에서 임의로 임명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 측에 유리할 수밖에 없고 중재판결 결정이 국내법 해석보다 우월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검찰의 처분과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국제중재 회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중에서 우리와 경제 규모나 국제적 위상이 비슷한 호주의 경우 미국과 FTA에서 ISD 조항을 배제했다”며 “호주 정부는 2011년 4월 신통상 정책을 발표하면서 ISD제도를 채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최소한 ISD가 폐기되지 않은 한미 FTA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브리핑에서 이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정부의 공공정책권을 제안하고 입법권과 사법 주권까지 심각하게 침해하는 ISD 조항 폐기를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며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국민이 선출해 준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ISD 조항을 폐기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