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민 기자] 인기 팟캐스터 ‘나는 꼼수다’의 대전지역 공연이 무산위기에 처해 논란을 빚고 있다.

당초 ‘나꼼수’의 대전 공연을 위해 대강당을 대여한 것으로 알려졌던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이 8일 대관 불가 방침을 통보한 것.

이에 따라 오는 19일로 예정됐던 ‘나꼼수’ 대전공연은 개최 자체가 불투명하게 됐다.

카이스트 측은 과의 전화통화에서 “대강당 등을 비롯한 교내 시설은 기본적으로 교내 행사에 대여토록 되어 있다”며 “교외 행사의 경우 교육 목적 등 사용목적에 부합할 경우 총장의 승인을 받아 가능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꼼수의) 대관신청은 지난달 31일 접수됐으며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먼저 보도 된 것”이라며 승인 후 취소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대관 불허 과정에 외압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선 “강당 하나 대관하는데 무슨 외압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외압 같은건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나꼼수’의 카이스트 대관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어제(7일)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고 지친 하루여서 (워낙 폭풍의 한복판에 있다보니), 나꼼수와 카이스트로 트위터가 도배가 됐는데도 변변히 말씀을 못 드렸네요”라며 “설령 정치적으로 불온한 생각이라도 대학 안에서는 허용되는 ‘열린 지성의 공간’이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나꼼수 콘서트가 카이스트 내에서 열릴 수 있도록 대관신청을 해드리고 정식으로 승인받아 진행을 도와 드렸어요”라고 그간의 사정을 밝혔다.

이어 정 교수는 “대강당 대여승인은 설비팀 전결사항이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학교당국이 뒤늦게 제보를 받고 이 사실을 알게 됐지요. 내년에 총선․대선까지 있는데 카이스트가 정치적으로 휘말리는 것이 염려돼 승인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라고 말하며 “카이스트 나꼼수 콘서트를 힘들게 준비했던 탁현민 선생님과 기획팀에 너무 미안하고 대전공연을 손꼽아 기다린 충청지역 나꼼수 팬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이번 일로 카이스트에게 실망한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어제 하루 종일 죄인이 된 기분”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카이스트의 대관 불허 소식이 알려진 후 인터넷 상에서는 이에 대한 찬반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카이스트 측의 결정을 비판하는 한 누리꾼은 “학문의 전당으로 다양성이 존중되어야할 대학에서 마저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다는 것은 매우 슬픈 현실”이라고 말했고 반면 카이스트 측 입장을 옹호하는 이들은 “대학은 학문을 하는 곳이지 정치를 하는 곳이 아니다. 따라서 불필요한 논란에서 대학이 자유로울 수 있는 현명한 결정”이라고 지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