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기자]서울시의 관광 명소로 한 해 1700만여 명이 방문하는 도심 속의 휴가지 ‘청계천’. 그러나 이 청계천의 대장균 수치가 기준치보다 최소 7배, 최대 53배를 초과해 세균에 의한 수질 오염이 우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서울시의회 소속 민주당 장환진 의원이 서울시에게 받은 행정사무감사 자료 ‘청계천 대장균군 기준치 초과 현황’에 의하면 환경부가 올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매달 청계천의 모전교, 무학교, 중랑천합류부 3개 지점에서 수질을 측정한 결과 BOD 등 여타 항목에서는 2등급 기준치를 충족하고 있었으나, 대장균군의 경우 3곳 모두 연평균 기준으로 2등급 기준치(100㎖당 1천마리 이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염 정도는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갈수록 기준치와는 더 멀어졌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검출된 대장균의 평균 개체수는 상류지점인 모전교에서 100㎖당 7,201마리의 총대장균이 검출돼 2등급 기준치의 7배를 초과했다. 특히 대변(동물 배설물)을 통해 배출되는 분원성대장균도 1,006마리로 기준치 200마리의 5배에 달했다.

중류지점인 무학교의 경우 올해 평균 100㎖당 2만 4,360마리의 총대장균이 검출돼 기준치 1,000마리의 24배를 초과했고, 분원성대장균도 3,830마리가 검출돼 기준치의 19배를 기록했다.

하류지점인 중랑천 합류부에서는 100㎖당 5만 3,303마리의 총대장균이 나와 기준치의 53배를 초과했고, 분원성대장균도 기준치의 28배나 초과한 5,710마리가 검출됐다.

수질측정 3곳의 대장균 기준치 초과횟수를 연도별로 보면 2008년 24회에서 2009년 35회로 급증했고, 2010년 30회, 올해도 9월까지 25회로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대장균군은 그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다른 병원성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에 기준치를 훌쩍 넘은 수치는 세균성 수질 오염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서울시가 청계천 6개 지점(청계광장, 오간수교, 황학교, 무학교, 고산자교, 중랑천 합류부) 수질에 대해 자체 측정한 결과도 환경부가 조사한 결과와 대장균의 기준치 초과현상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청계천의 수질 개선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청계천 수질의 대장균 오염에 대해 서울시는 “강우·강설시 청계천으로 직접 연결된 우수관로 등으로 하수 및 각종 오염물질이 유입돼 순간적으로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하며 ”특히 무학교와 중랑천 합류부는 성북천, 정릉천 등 유입지천 때문에 수질 측정값의 변화가 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 의원은 “청계천 하류쪽인 무학교와 중랑천합류부의 경우 1년 12회 수질검사 중 6~9회나 기준치 초과라는 사실로 미루어 서울시가 주장하는 ‘강우시 일시적으로 수치가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서울시의 청계천 수질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시의 청계천 수질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 대장균 저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