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숙 기자] '팝콘브레인'이란 말이 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팝콘브레인'이란 팝콘처럼 튀어오르는 것에는 빠르게 반응하지만 느리게 변화하는 실제 현실에는 무감각해진다는 것.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활용한 멀티태스킹에 익숙해지면 뇌의 생각 중추인 회백질의 크기가 줄어들어 이 같은 뇌로 변하는데 어린아이를 둔 엄마들과 교사들의 걱정이 한아름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 많은 아이들이 아이패드의 유아용 교육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한글을 익히고 있는 것.

토끼, 개구리 등 동물이나 사물의 그림을 만지면 그림이 커지면서 한글과 영어 이름이 뜨는 방식으로 아이는 화면을 누르면 음악 소리와 함께 그림과 글자가 튀어나오는 것에 흥미를 느껴 혼자서도 아이패드를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레 한글을 익히게 된다.

이런 앱을 이용해서 아이들의 교육에 이용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1000만 명을 돌파, 스마트 기기 사용이 확산되면서 이를 아이들 교육에 활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무료 앱인 ‘뽀로로 첫 낱말놀이’나 ‘한글 익히기’는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10만 건 넘게 다운로드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렇게 아이패드로 한글을 익힌 아이는 그림책에는 통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 ‘터치’에 즉각 반응하는 화면에 익숙해진 아이는 아무리 그림이 많아도 반응이 없는 책을 읽는 것은 지루해하고 책을 아예 읽으려 하지 않는다.

미국의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PLoS One’은 지난 6월 성인 대상 실험에서 “스마트 기기에 지나치게 중독되면 느리게 변화하는 현실에 무감각해지는 ‘팝콘브레인’으로 뇌 구조가 바뀐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하물며 어린아이에게는 더 심각한 문제로 다가온다.

뇌의학 전문가들은 유아들의 뇌는 성장 과정에 있는 만큼 어른보다 자극에 더 강하게 반응하고 영향을 받기 때문에 좀 느리더라도 책을 통해 종합적 사고를 익히게 하는 편이 좋다고 강조하고 있다.

컴퓨터 개발자 빌 게이츠가 ‘내 아이에게 컴퓨터를 사 줄 것이지만 그보다 먼저 책을 사줄 것’이라고 한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한편 2015년부터 초등학교 교과서를 태블릿PC로 전면 교체한다는 정부 방침이 최근 밝혀졌다. 너무 일찍 자극적인 미디어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과연 깊이있는 사고를 할 수 있을 까 생각해 볼때 최근 발표된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